유료방송 합산규제 처리 불발…한숨 돌린 KT, 속타는 케이블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와 KT스카이라이프가 또 한 번 합산규제 칼끝을 비켜갔다. 17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법안심사소위 및 전체회의서 합산규제를 내용으로 한 법안들이 처리될 예정이었지만 정윤회 파문으로 회의자체가 열리지 못하면서 법안처리 역시 해를 넘기게 됐다.
합산규제는 특수관계자의 점유율까지 포함해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점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현재 IPTV 사업자인 KT의 경우 3분의 1규제를 받지만 KT 자회사인 위성방송사 KT스카이라이프는 점유율 규제를 받지 않는다. IPTV+위성방송인 OTS(올레TV스카이라이프)가 주력인 KT진영은 이를 통해 점유율 규제를 피할 수 있어 논란이 돼왔다.
이에 여당에서는 홍문종 의원이 야당에서는 전병헌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 대표급 의원들이 발의한 만큼, 법안 처리에 대해 대부분 미방위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KT 진영의 강한 반대와 일부 의원들이 반대하며 법안처리는 계속 지연돼왔다. 미방위는 지난 2일에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관련 법안을 심사했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반대로 처리하지 못한 바 있다.
이번에도 일부 의원들의 반대가 계속됐지만 이미 한 차례 결정이 연기됐었고, 반대보다는 찬성이 더 많은 점을 감안할 때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이슈로 법안처리가 미뤄지면서 KT진영으로서는 다시 한 번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이번 상임위 연기로 연내 법안처리는 어렵게 됐다. 현실적인 스케줄을 고려할 때 내년 2월 임시국회때에나 다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원입법이 불발로 끝날 경우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부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블 및 타 IPTV 등 KT 경쟁사들은 시간을 번 KT가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 점유율 3분의 1을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점유율 규제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래부는 단기간내 KT그룹이 점유율 3분의 1을 넘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합산규제 처리가 불발로 끝나면서 KT 진영은 한 숨을 돌릴 수 있게 됐고, 플랜B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케이블TV 및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은 혹시라도 규제 내용이나 범위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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