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창간기획] 움직이는 IoT, 스마트카 주도권 다툼
사물인터넷(IoT) 시대는 디바이스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개인용 컴퓨터(PC)나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소비자가전(CE)과 같은 기기에도 모두 커넥티드화, 그러니까 ‘초연결’을 위한 기반기 모두 마련되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조명에서부터 심지어 커튼이나 창문에도 다양한 연결 방식을 통한 IoT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는 여러 면에서 디바이스 업계에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예전처럼 거실(TV)이나 방안(PC), 주방(냉장고)을 지배하던 기기끼리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디바이스 자체로 보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단순히 통신 기능을 더해 IoT에 진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아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디바이스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디바이스 자체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플랫폼과 플랫폼, 서비스와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는 ‘유연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기사순서 |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은 2013년 기준으로 26억개에서 오는 2020년에 260억개로 10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전과는 또 다른 형태의 디바이스 전성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 가운데 자동차는 이제까지 소비자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각광받고 있다. IoT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분류되는 디바이스는 기존 통신 기능이 없던 디바이스에 별도의 모듈을 장착하는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제품은 제한적인데 자동차도 이 가운데 하나다.
자동차는 그 자체로 문화, 역사, 경제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서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2만개 이상의 부품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반기술을 필요로 한다. 자체 브랜드의 자동차 생산국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까지는 철강, 기계, 금속, 화학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했지만 이제부터는 플랫폼과 서비스도 고려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시장부터 들여다보면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가전(CE) 산업에서 가장 큰 IoT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 534억달러(한호 약 57조6000억원)에 달한다. 그 다음으로 스마트빌딩과 스마트카가 뒤를 따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IoT가 스마트카에서 차지하는 시장규모는 199억달러(21조11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는 독자적인 규격을 고수하면서 제휴를 넓히는 전략을 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는 자체 플랫폼을 개방형으로 바꿔 개발자를 독려하고 있으며 아우디는 도로와 목적지뿐 아니라 주차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아예 연합체를 구성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1월에는 구글, 현대자동차, 아우디, GM, 혼다 등 4개 완성차 업체와 엔비디아가 오픈오토얼라이언스(OAA)를 결성했다. 현대차의 경우 애플과 공동으로 아이오에스(iOS)를 장착한 자동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늘어나고 있는 소프트웨어 복잡도를 해결하기 위해 BMW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구조에 대한 표준인 ‘오토사’, ‘제니비’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후 보쉬, 컨티넨탈, 덴소, 델파이와 같은 전장업체의 참여를 유도해 사실상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주요 서비스로는 보안을 비롯해 응급출동과 내비게이션 서비스 등이다. 이는 완성차뿐 아니라 애프터마켓 시장에서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규모는 연간 100만대 수준에서 성장이 정체되어 있지만 IoT를 통해 새로운 도약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개인거래(B2C)뿐 아니라 기업거래(B2B)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차량제어나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는 자동차 업체가 유리할 수 있지만 차량용 영상기록장치(블랙박스)와의 연계를 통한 차량관리를 비롯해 내비게이션에서는 중소기업에게도 열려있는 시장이다. 버스 관리사업과 관제 시스템 구축, 콜택시 사업과 같은 B2B에서의 IoT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분야에서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5억달러(5300억원)에 불과하지만 2020년에는 1492억달러(158조2800억원)으로 연평균 성장률이 88.4%에 이른다.
이종 산업이 결합되는 만큼 서로 다른 분야에 있던 업체끼리의 경쟁도 예고되어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만 하더라도 기존 스마트폰 업체는 물론이고 자동차 업체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미 제품을 출시하고 판매하는 곳도 있다. 자동차와 웨어러블 기기의 융합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해서다.
시장 경쟁은 무척 치열하지만 인프라 구축과 각 지역별 법규 등의 문제가 산적해있어 정부와 업계 사이에서의 교감이 수시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대표적인 예다. 이 분야는 이미 미국이 주도하고 있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와 같은 유럽연합(EU)도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 중인 ‘IoT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차세대 스마트 디바이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소통·협력 체계 마련, 신제품 개발 활성화를 위한 오픈소스 개발·확산, 시장창출 및 활성화를 위해공공성과 파급효과가 큰 분야의 미래 디바이스 개발 시범사업 추진 등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수환기자 블로그=기술로 보는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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