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창간기획] 스마트홈, 디바이스 전성기를 대표하는 시장
사물인터넷(IoT) 시대는 디바이스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개인용 컴퓨터(PC)나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소비자가전(CE)과 같은 기기에도 모두 커넥티드화, 그러니까 ‘초연결’을 위한 기반기 모두 마련되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조명에서부터 심지어 커튼이나 창문에도 다양한 연결 방식을 통한 IoT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는 여러 면에서 디바이스 업계에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예전처럼 거실(TV)이나 방안(PC), 주방(냉장고)을 지배하던 기기끼리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디바이스 자체로 보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단순히 통신 기능을 더해 IoT에 진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아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디바이스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디바이스 자체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플랫폼과 플랫폼, 서비스와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는 ‘유연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기사순서 |
사물인터넷(IoT) 시대에서 가장 큰 시장은 소비자가전(CE)이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TV를 중심으로 셋톱박스나 콘솔 게임기, 백색가전에 이르기까지 워낙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20년 전 세계 CE 시장규모는 543억달러(한화 약 57조6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생활가전은 ‘스마트홈’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제2의 전성기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홈은 기술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기본적인 개념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았고 어떤 서비스를 결합해야 할지 막막했던 부분이 많았다.
쉽게 말해 ‘아직까지 돈을 잘 벌 수 있는 사업’은 아니었던 셈이다. ‘올신얼라이언스’,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IC)’, ‘키비콘’ 등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홈 뒤편에도 플랫폼과 서비스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무척 치열하다. 겉으로는 플랫폼과 플랫폼, 서비스와 서비스를 모두 결합할 수 있다고 내세우지만 ‘우리 회사 제품으로만 구성해달라’는 속마음이 깔려있다.
복학적인 이유 덕분에 생활가전은 그 어느 때보다 장밋빛 전망이 많다. JP모건에서 전망한 전 세계 냉장고, 식기세척기, 에어컨, 주방가전, 진공청소기 시장규모를 보면 2017년까지 모두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스마트홈이 더해진 스마트가전도 2015년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의 시장규모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생활가전인 냉장고를 들여다보면 향후 IoT 시대에서의 시장 가속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예컨대 2017년 전 세계 냉장고 매출의 12% 가량이 스마트 기능을 내장할 것으로 전망됐을 정도다. 스마트 냉장고가 처음으로 등장한 시점이 2000년대 초반이라는 점과 지금까지 제대로 보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불과 3년 만에 스마트 냉장고의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이 10% 이상을 나타낸다는 점은 IoT가 얼마나 생활가전 전반에 걸쳐 파급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스마트홈은 단순히 생활가전으로만 묶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는 가정 내에서의 에너지 모니터링과 보안 등 다른 시장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만 하더라도 스마트홈을 이용해 보안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이 2012년 기준으로만 2300만 가구에 달한다. 구글이 가정 내 온도조절기를 만드는 ‘네스트’와 폐쇄회로TV에 일가견이 있는 ‘드롭캠’을 인수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스마트홈이라는 것은 생활가전뿐 아니라 ‘사용자의 삶’ 그 자체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홈오토메이션’, ‘스마트가전’, ‘보안’, ‘플랫폼’, ‘서비스’를 모두 아울러야 하며 그동안 몇몇 연합이 주도한 표준으로는 더 이상 IoT 시대에 적합한 방법이 아니다. 올신얼라이언스 OIC, 키비콘에 참가한 각 업체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플랫폼, 서비스 업체가 상당수 포진해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IoT를 바탕으로 한 스마트홈 시대가 펼쳐지게 되면 디바이스와 플랫폼, 서비스 업계 사이의 합종연횡은 기본에 직간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스마트홈이 주류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초기 진입 시기에 확실한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각각의 분야에 워낙 입지가 탄탄한 업체가 자리 잡고 있어 누구의 우위를 논하기 어렵다. 확실한 것은 시장에서의 표준이 정해지면 관련 인프라와 제품, 서비스가 봇물 터진 듯이 등장하므로 급진적 혁신의 시점이 마무리되는 2016년이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환기자 블로그=기술로 보는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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