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발 삼성천하 균열?…LG·소니·애플·화웨이, ‘공격 앞으로’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로 방어…시장 환경, 마케팅보다 제품 승부로 변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4분기는 휴대폰 업계 최대 성수기다. 주요 제조사는 4분기를 대비한 신제품을 공개하거나 출시한 상태다. 이번 경쟁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휴대폰 업계 판도 변화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서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불법 보조금 근절을 골자로 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 유통법)’ 시행이 초읽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4분기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 판도 변화에 제조사와 통신사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휴대폰 시장은 통신사 사업정지와 팬택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돌입 등에 따라 균열이 발생한 상태다. 삼성전자 지배력 약화와 팬택 점유율 급감, 틈을 메운 LG전자의 부상 등 60(삼성전자):20(LG전자):15(팬택):5 (애플) 구조가 깨졌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국내 유통을 책임지는 한국총괄 임원을 최근 교체했다.
여기에 오는 10월 단말기 유통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 단말기 유통법은 보조금 중심 판매방식의 변화가 목적인 법이다. 보조금이 묶이면 국내 업체에 비해 마케팅 능력이 약한 외국 업체도 제품 경쟁력만 있다면 시장 진입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게 된다. 또 유통망에서 통신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 기회를 노리는 곳은 소니와 화웨이다. 소니는 올해 전략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3’<사진>의 1차 출시국에 한국을 넣었다. 지난 22일부터 예약접수를 시작했다. 구매자가 통신사를 고르는 자급제 방식으로 유통한다. 소니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 10월까지 SK텔레콤을 통해 한국 공략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제품력도 미진했지만 보조금을 맞출 수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이었다. 이번엔 방향을 달리했다. 작년과 올 초 ‘엑스페리아Z1’과 ‘엑스페리아Z2’를 통해 자급제를 경험했다. 엑스페리아Z3 글로벌 동시 출시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서서다.
화웨이는 ‘아너6’를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과 손잡고 출시할 예정이다. 통신사가 보조금을 대량 살포하지만 않는다면 출고가 자체가 저렴한 제품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을 근거로 한 것으로 보이는 선택이다.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가 준비 중이다.
또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애플 스마트폰을 취급치 않았던 LG유플러스가 애플의 신제품을 공식 판매하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KT와 SK텔레콤 애플 스마트폰 도입 당시 각각 40%대와 10%대가지 점유율이 떨어졌던 경험이 있다.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는 대화면을 앞세워 삼성전자 등에 내줬던 고객을 되찾는 분위기다. 초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국내 통신사 출시는 10월 이후로 전망된다. 국내 통신 3사는 제품 판매가 늦어지더라도 애플이 국내 점유율 10% 이상은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몫이 줄어드는 셈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들의 공세를 ‘갤럭시노트4’로 맞선다. 24일 제품을 공개하고 26일부터 본격 판매 예정이다. 갤럭시노트4의 흥행여부는 삼성전자가 50% 점유율을 사수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잣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4의 출고가를 갤럭시노트 시리즈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책정했다. 90만원대 중반이다.
LG전자는 ‘G3’와 ‘G3카테고리6’를 주력으로 끌고 간다. 틈새 공략을 위해 폴더 스마트폰 ‘와인스마트’를 선보인다. 신규 공급 물량 방어를 위해 대화면폰 추가 출시도 고려하고 있다. 하반기 30%대에 육박한 점유율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팬택은 최소 5% 점유율은 지키겠다는 각오다. 팬택은 법정관리 중이여서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여력이 없다. 대신 재고 문제로 공급이 지연된 기존 제품 생산 물량과 SK텔레콤 전용 스마트폰 ‘베가팝업노트’를 통해 겨울을 돌파할 계획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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