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더넷 스위치 시장서 존재감 드러낸 브로케이드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브로케이드가 최근 정부통합전산센터에 이더넷 스위치를 공급하게 됐다. 정부통합전산센터가 상반기에 진행한 ‘2014년 제1차 범정부 정보자원 통합 구축 사업(HW사업3)’에 상당한 물량의 브로케이드 백본 스위치와 에지 스위치가 납품된다.
SAN 스위치와 L4 스위치를 정부·공공기관에 공급한 경우는 많았지만 브로케이드가 이더넷 스위치 공급사례를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더욱이 정부통합전산센터는 오픈소스 기반의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솔루션으로 브로케이드의 ‘비아타’도 사용하고 있다.
정부통합전산센터가 클라우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앞으로 NFV 구축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성과로 SAN 스위치 업체로만 알려져 있던 브로케이드는 정부·공공 이더넷 네트워크 스위치 시장에서 시스코, 주니퍼네트웍스, HP 등과 경쟁을 본격화하게 됐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브로케이드는 최근 전세계 이더넷 스위치 시장에서 두각을 내고 있다.
최근 인포네틱스리서치가 발표한 ‘2014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 및 커뮤니케이션 벤더 성과표’에는 시스코 다음으로 브로케이드가 2순위에 올랐다. 물론 3위에 오른 HP, 4위에 오른 주니퍼네트웍스와는 아주 근소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지만 브로케이드로서는 의미있는 수치일 것이다.
지난 2008년 파운드리네트웍스를 인수하면서 브로케이드는 본격적으로 IP 네트워킹 시장에 뛰어들었다. 비슷한 시기에 HP(쓰리콤), 어바이어(노텔엔터프라이즈부문) 등도 네트워크 기업들을 인수해 시장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 레이스를 시작했다.
시스코가 전세계 60%의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가진 탓에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네트워크 업계의 형국을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에 비유하기도 했다. 남은 시장에서 서로 치열하게 싸워야 할 뿐만 아니라 시스코가 자리잡고 있는 시장도 빼앗아야 하는 도전과제를 안고 있다.
SAN 스위치 시장에서 시스코도 넘어서지 못할 정도로 수성해온 브로케이드는 파운드리네트웍스 인수 후 이더넷 기술분야를 결합해 데이터센터 스위치·패브릭 시장에서 선두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실제로 브로케이드는 변신에 속도를 냈다. 특히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NFV 등 새로운 분야 투자에 매진해 왔다.
최근 들어 더욱 자신감이 붙었는지 브로케이드는 “3~5년 내에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시장 ‘넘버원(1위)’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나쁘지 않지만, 결과는 그 시점이 돼 봐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네트워크 시장은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위기로, 또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다. 위기를 잘 넘긴다면 더 나은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가트너는 올 초 내놓은 ‘2014 매직쿼드런트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부문’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가 비즈니스 목적에 부합하는 유연하고 신속한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네트워크 관리를 개선하고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매직쿼드런트의 제일 오른쪽 상단인 ‘리더’ 위치에는 아직 어떠한 업체의 이름도 존재하지 않는다.
시스코조차도 ‘챌린저’에 속해 실행능력면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을 뿐이다. 실행력은 시스코보다 떨어지지만 비전 완성도면에서 나은 것으로 평가받으며 ‘비저너리’에 속한 업체들도 많다. HP, 아리스타네트웍스, 주니퍼네트웍스, 브로케이드, VM웨어가 그들이다. VM웨어가 이 분야 비저너리에 등장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시장은 앞으로 이더넷 스위치 시장에서 성장의 가늠자가 될만큼 가장 중요한 분야라는 관측도 나왔다.
델오로그룹은 최근 내놓은 네트워크 시장 보고서에서 L2-L3 이더넷 스위치 시장은 계속 활기를 띠겠지만 성장의 상당부분을 점점 더 데이터센터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원들의 모바일 기기와 무선 연결 증가로 캠퍼스 스위치 매출이 계속 줄어들어 데이터센터가 향후 몇 년 간 이 시장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보적인 입지에 있는 시스코, 최근 약진하고 있는 브로케이드, HP와 주니퍼네트웍스, 아리스타네트웍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VM웨어, 그 뒤를 쫓고 있는 델을 비롯한 많은 중견·신생 네트워크 업체들의 향후 성과표가 궁금하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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