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일본 생활가전 철옹성에 도전
- 일본 홈쇼핑 QVC 진출, 안정적 2위권 경쟁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 긴자에 위치한 최대 전자제품 유통상가 빅카메라. TV부터 시작해 오디오, 냉장고, 세탁기, 카메라,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건물 전체가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은 국내 가전 업계의 철옹성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수없이 문을 두드렸지만 세계적인 전자업체가 모여 있고 치열한 경쟁까지 더해져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LG전자가 TV를 비롯해 세탁기, 진공청소기 등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대기업이 이러니 중소기업의 일본 공략은 언감생심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기술력을 무기로 일부 분야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 특히 모뉴엘은 일본 로봇청소기 분야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일본 로봇청소기 시장은 도시바, 샤프전자 등 토종 업체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2위 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의외의 결과다. 이는 제품 자체의 성능을 꼼꼼하게 따지는 일본 소비자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다.
모뉴엘 로봇청소기 ‘클레몽’도 이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한 전략을 펴고 있다. 이름값보다 성능과 디자인으로 승부하겠다는 것. 일본 내 주요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야후쇼핑에도 입점한 상태다.
빅카메라 매장 직원은 “모뉴엘 로봇청소기는 일본 업체와 비교했을 때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갖춰 꾸준한 인기”라며 “일부 기능은 독창적이고 가격대도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모뉴엘은 일본 로봇청소기 시장에 진출한지 2년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도시바, 샤프전자와 시장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다. 1위 업체인 아이로봇과(80%)는 상당한 격차가 있지만 다른 경쟁자와 비교해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2월 22일에는 일본 홈쇼핑 QVC에도 소개를 시작했다. QVC는 연간 매출만 9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홈쇼핑 1위 업체로 상품선정 기준이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6개 국에 약 1억9500만명의 케이블TV 시청가구를 보유하고 있다.
모뉴엘 관계자는 “일본 QVC 첫 출시는 일본 로봇청소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현재 모뉴엘은 QVC에 추가로 방송을 진행하기 위한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로봇청소기가 연달아 최대 홈쇼핑 방송에 소개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성과다.
일본의 로봇청소기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닛케이MJ가 2011년 발표한 내용을 보면 아이로봇 룸바의 판매량(10만대 이상)이 치와와(7만1000마리)나 토이 푸들(9만1000마리)과 같은 애완견 판매량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모뉴엘이 충분히 일본 로봇청소기 시장을 두드릴만한 이유다. 이와 함께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유럽에도 적극적인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모뉴엘 창업자 원덕연 부사장은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중요한 지역에 모두 지사를 구축했고 로봇청소기가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에서도 사업이 잘 되고 있다”며 “아직도 로봇청소기는 초기 시장이라 성장세를 바탕으로 충분히 1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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