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만 바라보는 국민은행, 애타는 금융IT 업계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국민은행이 주전산기 교체 절차 진행을 유보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주전산기 전환에 대한 논의를 잠시 접어두기로 한 것이다.
표면적으로 국민은행과 이사회의 갈등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당초 30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어떻게든 해결을 보겠다던 양측의 의지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임시 이사회에서 유닉스 시스템으로의 주전산기 교체 절차를 일단 유보하기로 하면서 국민은행 이사회가 국민은행 이건호 행장 측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주전산시 교체를 위한 입찰에 IBM의 메인프레임을 다시 포함시켜 재입찰하는 방안을 임시 이사회 안건에 상정하는 등 사실상 사업의 원점 재검토를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은행의 핵심업무인 계정계 시스템 전환 사업 결정권을 금융감독원에 떠넘기는 모양새를 취하며 은행 내부 의사결정에 있어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을 노출시켜 향후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새벽에 끝난 임시 이사회에서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는 향후 일정에 대해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며 “단독 입찰 보다는 경쟁으로 가고 큰 방향이 서면 한달 내에 결정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정 감사의 요청에 따라 금융감독원의 특별 검사를 지난 19일부터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지주와 은행 수뇌부의 계좌까지 조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한 리베이트 의혹까지 들여다 보고 있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민은행 이사회에서도 섣불리 결론을 낼 수는 없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전산기 전환을 당초 이사회 결정대로 유닉스 기반으로 진행하던지 아니면 은행측이 임시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한 메인프레임까지 포함하는 재입찰 진행을 수용하던지 양단간 결정을 내더라도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에 따라 이사회 결정을 뒤집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진행되고 있더라도 국민은행과 이사회는 이와 별개로 이번 임시 이사회에서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도출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IBM의 민원제기(?)에 따라 결과적으로 은행과 지주사간 갈등이 불거졌고 결국 이러한 갈등에 대한 자체 봉합에 실패하고 공을 금융감독원에 넘기는 등 국민은행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금융IT 선진국이라는 업계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혔다는 관측이다.
이번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교체 사업은 근 2년간 업체간 벤치마크테스트(BMT)가 진행되는 등 장기간 금융IT 시장을 달구던 화두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 은행이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며 금융 IT업계의 실망감이 여기저기서 표출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금융권의 대형 IT사업 추진에 있어 내부 정치 갈등과 외부 요인이 언제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드러냄으로서 향후 금융사들이 해당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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