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정한 기회 제공”…밴드가 게임에 주목한 이유

이대호

캠프모바일 박종만(왼쪽), 이람 공동대표
캠프모바일 박종만(왼쪽), 이람 공동대표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공동대표 이람, 박종만)이 지난 12일 ‘밴드’(BAND)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다. 밴드 게임은 카카오 게임하기와 같은 모바일게임 채널링 플랫폼으로 무심사 입점과 수수료 20% 정책 등을 내세워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게임기자연구모임 주최로 캠프모바일 서초동 사옥에서 박종만, 이람 공동대표를 만났다. 이번 밴드 게임 서비스는 박종만 대표가 주도했다. 지난해 게임쇼 지스타 때 밴드 게임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했고 이후 약 반년간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박 대표는 인터뷰 도중 ‘기회’라는 단어를 자주 썼다. ‘공정한 기회가 필요하다’는 게임업계의 목소리가 있었고 이것이 밴드 게임 서비스 시작의 동력이 됐다는 취지의 말도 더했다.

물론 캠프모바일도 밴드 게임을 ‘기회’로 봤다. 카카오 게임의 사례처럼 밴드 서비스 활성화와 수익화 측면에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출시 직후인 지금은 매출보다 사용자 지표를 중심으로 활성화를 꾀한다.

◆“무심사가 공정한 기회를 줄 것”=업계가 밴드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심사 입점’이다.

박 대표는 “게임업계에 만나본 분들이 기회가 너무 적다, 공정한 기회가 필요하다, 기회가 없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말을 하면서 게임 유통의 현실을 얘기했다”며 “이것을 종합해봤을 때 이게(무심사가) 방법이 되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심사 입점은 오는 26일께 밴드 게임 2차 라인업이 공개된 이후 6월 중 적용된다. 각 게임사가 신작 출시 수와 출시 일정 등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오픈마켓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무심사 입점으로 콘텐츠의 질적 저하가 발생할 우려에 대해 대책은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 출시 전 밴드와 결합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행성, 음란 콘텐츠 등을 걸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입점료 500만원도 무분별한 게임 입점을 막기 위한 장치라고 언급했다. 먼저 이 입점료에서 수수료 20%가 차감되는 구조다. 입점료 500만원은 서비스 계약 종료 시 게임사에 환불된다. 박 대표는 “아주 준비가 안 된 게임이 올라올 우려만 사전예방한다”고 덧붙였다.

◆“미드코어가 밴드와 잘 맞을 수 있어”=박 대표는 단순 캐주얼게임에 비해 역할수행게임(RPG) 등의 미드코어 게임 장르가 밴드의 소셜그래프와 잘 맞을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놨다.

그는 “밴드의 특징을 잘 반영한 장르가 미드코어”라며 “길드(동호회)가 필요한 미드코어가 잘 맞을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이람 대표는 “게임에 커뮤니케이션을 담으면 무거워지는데 밴드 초대 버튼 하나만 누르면 해당 길드로 이동하는 등의 부분들은 모임을 잘 지원하는 밴드의 특징이 나온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대표는 밴드 게임 설치 시 초대장이 오는 ‘팬 밴드’도 재미 요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팬 밴드가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게임을 설치한 분들이 모여서 그 게임에 대해 얘기할 수 있고 그런 소통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플랫폼이 없었다”며 팬 밴드의 효용을 강조한 뒤 “게임 점수 자랑을 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고수들의 판이 되는 등 그런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 초기 활동성을 봤을 때 즐기시는 분들도 꽤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밴드, ‘하루에 한번’ 필수 플랫폼 목표=현재 밴드는 글로벌 3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 중 2000만을 훌쩍 넘는 다운로드가 국내에서 발생했다. 하루 이용자는 600만명, 주간 이용자는 1200만명이다.

이 대표는 “지금 보면 고객의 숫자를 모으는 것은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며 “하루에 한번 오는 필수 플랫폼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서비스 활성화를 강조했다. 이어서 “인당 밴드 수 가 적은 것 아닌가 진단하고 있다”며 “아직 많이 성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게임을 앞세운 밴드의 글로벌 진출에 대해 “밴드가 글로벌하게 성공한 다음 말할 수 있다”며 “게임을 하기 위해 밴드 다운로드를 일으키는 방식은 시너지를 내는 것에 시간이 걸린다. 글로벌하게 성공한 플랫폼에서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게임 이후 밴드 방향에 대해선 ‘글로벌’에 주력할 회사 방침도 전했다. 박 대표는 “게임까지는 진행하고 이후 글로벌에 집중한다”며 “내부적으로 아이디어는 많다. 검토 후 하나하나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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