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구글, 서버칩까지 자체 설계?…인텔과 거리두기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등 대량 서버 구매 기업들이 칩까지 자체 설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그동안 대부분이 인텔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서버로 데이터센터를 채워왔지만 최근 ARM과 IBM의 파워 프로세서 등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선 구글은 최근 출시된 IBM의 파워8 프로세서를 자사 데이터센터에 도입을 위해 테스트 중이다. 이는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IBM 임팩스 2014’ 컨퍼런스에서 고든 맥킨 구글 엔지니어링 총괄 이사가 파워8 기반의 서버용 마더보드<사진>를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맥킨 이사는 “구글은 사용자들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으며, 파워칩을 우리의 소프트웨어 스택에 포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IBM과 구글이 주축이 돼 설립한 비영리재단 ‘오픈파워파운데이션(Open Power Foundation)’의 의장을 맡고 있다. 이 재단은 파워칩을 기반으로 한 개방형 플랫폼을 확산시키기 위해 설립됐다. 그동안 파워 프로세서는 그동안 주로 IBM의 유닉스 서버에 사용돼 왔지만, IBM이 이를 개방함으로써 생태계 확장을 노리고 있다. 현재 오픈파워재단에는 구글 외에도 엔비디아, 멜라녹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는 테스트 단계이지만, 이미 구글이 파워칩 기반의 서버 도입을 위한 준비를 일정 부분 갖춘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비공식적으로 HP, IBM 등에 이어 인텔칩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톱5’고객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변화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인프라 규모가 커지면서 서비스를 위한 서버칩을 직접 디자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AWS가 서버용 칩 설계를 위한 CPU & 시스템 아키텍트와 메모리 서브시스템 성능/전력 최적화 등을 위한 인력을 적극 고용하고 있다는 것에 근거하고 있다.
미국IT매체인 기가옴 등에 따르면 AWS는 이미 별도의 실리콘 최적화 엔지니어링팀(Silicon Optimization Engineering team)을 만들었으며, 영국의 ARM 서버칩 제조업체인 칼세다의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데이비드 볼렌드를 을 포함해 최소 6명의 직원을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AWS는 현재 인텔 CPU를 사용하는 인프라에‘인텔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제공(Powered by Intel Cloud Technology)’ 배지를 달아 일반 사용자들이 이를 인지하게 하는 등 적극적인 협업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규모가 커지면서 자체적인 기술 경쟁력을 가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달 초 버너 보겔스 AWS 최고기술책임자(CTO) 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데이터센터에 ARM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있다”며 “ARM의 전력 관리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AWS는 항상 효율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 페이스북 역시 자체 칩을 직접 디자인을 통해 인프라를 직접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1년부터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방형 하드웨어에 대한 열망을 높이고 있다.
한편 이러한 주요 서비스 업체들의 행보는 인텔에 위기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텔은 x86 서버용 제온 프로세서와 저전력을 위한 소형 아톰 프로세서 등을 통해 전세계 데이터센터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요 서버 구매 업체들의 변화에 따라 향후 인텔의 대응에도 주목되고 있다.
물론 이들이 자사 데이터센터 전체를 인텔칩이 아닌 자체 설계칩으로는 채우지는 않을 것이며, 이를 적용하는 데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만 최소 수십~수백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하는 서비스 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대로 칩을 디자인하는 추세는 분명 인텔과 서버업체 등 관련 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HP가 대만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과 클라우드 최적화 서버 판매를 위한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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