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빼앗긴 안방’ 되찾는다…도타2 e스포츠로 해법 제시
- 도타2 새 리그 출범…참가자 혜택 대폭 강화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넥슨(대표 서민)이 단단히 벼른 모양새다. 23일 넥슨아레나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올해 국내 사업 계획의 방점을 찍는 ‘도타2’ 신규 리그 출범을 알렸다. ‘코리아 도타2 리그’(KDL)다. 풀뿌리 아마추어 리그부터 최상위 프로리그까지 대회 참가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대폭 강화한 부분이 눈에 띈다. KDL은 한국e스포츠협회 공인 리그로 채택됐다.
이번 KDL의 출범은 넥슨에게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지난해 넥슨은 도타2를 앞세워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장악한 리그오브레전드(LOL, 롤)에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도타2를 띄우기 위한 넥슨의 전폭적인 지원 사격도 이뤄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쓴맛을 봤다. 롤이 구축한 팬덤이 예상보다 훨씬 공고했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넥슨이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 바로 KDL이다. 리그 계획을 살펴보면 롤에 ‘빼앗긴 안방’을 되찾겠다는 넥슨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KDL의 핵심은 ‘위너 시스템’에 있다. 매 경기 승리 때마다 수당을 제공한다. 연승 시 가산 수당도 있다. 티어1·2·3로 나뉘는 3개 그룹 가운데 상위에 있는 티어1과 티어2에 이 시스템이 적용된다. 쉽게 말해 상금으로 리그 참가자들의 승부의식을 고취시키고 동기부여를 하겠다는 것이다. 티어1·2 시즌 상금 규모만 1년에 10억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최상위 4개 팀이 승부를 겨루는 티어1의 경우 한판 승리 시 500만원의 상금을 챙길 수 있다. 넥슨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 도타2 리그는 한판 승리 시 상금이 20만원 정도다. 미국과 유럽 등지의 리그에서도 한판에 500만원 상금은 쉽게 보기 힘든 액수라는 설명이다.
티어1 참가팀은 시즌 경기와 그랜드파이널에서 전승(6연승) 시 5500만원의 상금을 챙길 수 있다. 특전도 주어진다. 그랜드파이널에서 승리하면 팀을 모델로 한 전용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 승리팀은 아이템 매출의 일부(25% 예상)를 받게 된다.
승부에 긴장감을 주기 위한 승강제도(스위치 시스템) 역시 도입된다. 팀의 시즌 성적에 따라 티어 승격 또는 강등이 결정될 수 있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마련한 셈이다.
KDL 방송은 스포티비게임즈(Spotv Games)와 네이버 e스포츠, 아프리카TV, 유튜브, IPTV 등 다양한 채널로 송출된다. 방송사인 스포티비게임즈 측은 “새로운 e스포츠 형태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며 “어린 친구들이 희망을 가지고 꿈을 이뤄나가는 스토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넥슨 측은 “모든 걸 원점에 놓고 시작하자는 마음가짐”이라며 “아마추어 리그부터 시작해서 도타2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들을 계속해서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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