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보다 빠른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광대역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시대에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뎀칩 시장은 퀄컴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브로드컴, 인텔 등 후발 업체들은 광대역 LTE-A 모뎀칩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28일 선보인 ‘3배 빠른 광대역 LTE-A’ 기술 시연에서 수신부 장비에는 퀄컴의 모뎀칩이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SK텔레콤은 1.8GHz 주파수의 20MHz 대역폭과 800MHz 주파수의 10MHz 대역폭을 묶어 하나의 주파수(30MHz)처럼 사용하는 광대역 LTE-A 기술을 시연했다. 이론상 최고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225Mbps(초당 메가비트)에 달한다.
해당 대역폭을 지원하는 모뎀칩 솔루션을 보유한 업체는 현재 퀄컴이 유일하다. 퀄컴은 최근 차세대 모뎀칩(모델명 고비 MDM9x35)을 개발했다고 공식 밝힌 바 있다. MDM9x35는 통신표준화단체인 3GPP의 릴리즈10, 카테고리(CAT)6을 지원하는 최초의 멀티모드 멀티밴드 모뎀칩이다. 퀄컴 측은 해당 제품을 ‘4세대 LTE 모뎀칩’으로 부르고 있다. MDM9x35는 최대 20MHz의 대역폭 두 개를 묶을 수 있어(40MHz) 이론상 최대 30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다.
브로드컴과 인텔 등 경쟁 모뎀칩 업체들은 아직 10+10MHz CA(카테고리4, 150Mbps)를 지원하는 초기 LTE-A 칩조차 상용화하지 못했다. 브로드컴의 경우 카테고리4 LTE-A 모뎀칩인 BCM21892를 올해 초 공개하긴 했으나 출하는 내년도부터 시작된다. 카테고리6 제품은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카테고리4 개발이 늦은 인텔은 카테고리6 LTE-A 모뎀칩으로 직행한다. 내년 상반기 선보여질 예정이다. 그러나 통신사 망연동테스트 기간 등을 감안하면 빨라야 내년 하반기, 늦으면 내후년에야 출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퀄컴은 앞선 기술력으로 세계 이동통신 관련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표준 제정과 거의 동시에 제품이 공개된다”라며 “통신사들이 서비스 실시를 위한 초기 망연동테스트 등에서 대부분 퀄컴칩을 활용하며 이는 곧 ‘시장 선점’으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홍콩 CSL(9월10일), 영국 EE(11월5일), 독일 보다폰 및 텔레포니카(11월14일)도 광대역 LTE-A 통신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내년 광대역 LTE-A 기술이 상용화되면 해당 서비스가 이뤄지는 지역에선 대부분 스마트폰에 퀄컴 모뎀이 탑재될 것이라는 의미다. 퀄컴은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해당 모뎀 기능을 통합할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 핵심 칩 시장은 여전히 퀄컴이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포워드컨셉트에 따르면 지난해 LTE 모뎀칩 시장에서 퀄컴의 점유율은 86%에 달했다. 퀄컴이 가진 모뎀 기술 경쟁력은 AP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퀄컴의 AP 시장 매출액 점유율은 53.2%였다. 통신 모뎀칩을 통합한 AP 판매 호조로 이처럼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