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을 2억2670만대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5% 감소한 수치다. 세계 TV 시장은 지난해에도 7% 마이너스 성장을 했었다.
뉴욕타임스는 IHS의 조사결과에 더해 TV를 대체하는 전자기기가 많아져 TV 수요가 줄어든 것이라고 보도했다. TV 없이도 스마트폰이나 PC로 방송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TV 수요가 줄어드니 핵심 부품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도 연일 하락세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10월 하순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를 탑재한 120Hz 풀HD 40~42인치 LCD 패널의 평균판매가격은 이달 상순 대비 3% 떨어진 230달러를 기록했다. 이 제품의 가격은 지난해 12월 289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10개월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패널 업계 일각에선 볼멘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TV 완성품 1, 2위 업체들이 ‘혁신’ 혹은 ‘새판’을 짜지 못해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견해다. 뉴욕타임스의 보도대로 TV 완성품 업체들은 대대적인 교체 수요를 불러일으킬 만한 혁신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내놨다면 마이너스 성장도 없었을 것이다.
2010년부터 시작된 ‘스마트TV’와 관련된 TV 제조업체의 생태계 구축 노력은 아직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똑똑한 기능’에 이끌려 스마트TV를 구입했다기 보단 구입해보니 스마트TV 기능이 들어가 있더라는 것이다. 과연 스마트TV의 기능을 활용하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지난 2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TV를 구매한 국내 소비자 가운데 인터넷 검색 및 소셜네트워크 등을 이용한 비중은 0.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안쓴다는 얘기다. 해외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애플 아이폰은 피처폰 중심이던 휴대폰 시장의 질서를 바꿔놨다. 이 상황을 지켜본 TV 업자들은 ‘스마트TV’를 내세웠다. 그런데 그들은 시장을 바꾸지 못했다. 지금 TV 업체들이 내세우고 있는 스마트TV는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돈만 퍼부은 헛똑똑이TV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