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매트 스키너 AMD 그래픽사업부문 총괄책임자(부사장)는 “내년 전 세계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가져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매트 부사장은 27일 <디지털데일리>와 가진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PC용 외장 그래픽카드 시장은 현재 AMD와 엔비디아가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존페디리서치(JPR)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62%로 1위를, AMD는 38%로 2위를 기록했다. 점유율 50% 이상을 가져가겠다는 발언은 이 시장에서 1등을 하겠다는 의미다.
AMD의 그래픽사업부문 총괄책임자가 ‘1등을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날 AMD는 신형 그래픽카드 라데온 R9, R7 시리즈를 출시했다.
최고사양 그래픽카드인 R9 290X는 동급 제품인 엔비디아 지포스 타이탄 대비 성능은 높고 가격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R9 290X의 단일 처리능력은 5.6테라플롭스(TFLOPS, 초당 1조번 연산)로 엔비디아의 최고 사양 제품인 지포스 타이탄(4.5테라플롭스) 대비 앞선다. 가격은 가격은 미화 549달러(부가세 별도)로 표준 제품 가격이 999달러인 지포스 타이탄 대비 45%나 저렴하다.
함께 발표한 중보급형 제품군인 R9 280X·270X, R7 260X·250·240 그래픽카드도 엔비디아의 각 등급별 지포스 그래픽카드 대비 저렴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나타낸다는 것이 AMD의 설명이다. 매트 부사장은 “그는 AMD 그래픽카드가 엔비디아 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고 성능도 훨씬 뛰어나다”며 “점유율 50% 이상 달성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형 그래픽카드에 탑재되는 ‘맨틀’ 기술이 점유율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맨틀은 AMD 그래픽카드에 탑재되는 그래픽코어넥스트(GCN) GPU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낮은 레벨의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와 드라이버 기술이다.
AMD 맨틀 전략의 핵심은 ‘콘솔용으로 개발된 게임을 재빨리(혹은 동시에) PC용으로 이식하겠다’는 것이다. AMD가 맨틀 전략을 꺼내들 수 있었던 배경은 사실상 콘솔 게임기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차세대 콘솔 게임기인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원,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에는 AMD의 PC용 그래픽카드와 호환되는 자사 GCN GPU가 탑재된다. 맨틀을 활용하면 콘솔용 게임을 더 쉽고 빠르게 PC용으로 이식할 수 있다.
맨틀 전략이 성공하면 라데온에 최적화된 고품질 게임이 다량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이는 곧 경쟁사인 엔비디아의 시장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일렉트로닉아츠(EA)-다이스(DICE)는 대작 게임 배틀필드4를 AMD의 맨틀 API를 활용해 개발하고 있다. 매트 부사장은 “EA-DICE 외에도 유력 게임 개발사 여러 곳과 맨틀 적용을 논의하고 있다”며 “맨틀 전략을 통해 AMD는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와 점유율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