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해진 삼성-AMD, 울트라북 GPU ‘싹쓸이’
- CPU·GPU 협력관계 확대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와 AMD 관계가 갈수록 밀접해지고 있다. 중앙처리장치(CPU)뿐 아니라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거 AMD 제품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전에도 AMD에서 만든 CPU나 GPU를 적용한바 있으나 올해처럼 적극적으로 협조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지난 7월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발표한 ‘아티브북’, ‘아티브원’ 등 노트북과 일체형PC에 처음으로 AMD가 만든 CPU가 쓰인 일이 대표적이다. 앞서 2월에는 일시적으로 신형 노트북 라인업에 레이디언 GPU를 독점 공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AMD가 적극적인 협력을 이어나가는 이유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작년까지 PC를 담당하던 IT솔루션사업부를 IM부문으로 이관하면서 원가절감과 수익구조 개선 등이 필요했다. 반대로 AMD는 CPU는 인텔, GPU는 엔비디아와 힘겹게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어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가 필수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울트라북에 전부 AMD ‘레이디언’ 시리즈 GPU만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노트북은 아니지만 확실히 예전에 비해 AMD 레이디언 GPU 비중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울트라북은 인텔이 만든 플랫폼이다. 따라서 인텔 CPU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울트라북이라는 이름만 붙이지 않았을 뿐이지 ‘아티브북9 라이트’에 AMD CPU를 장착했다. 당연히 내장된 GPU도 AMD가 제공하고 있다. 아티브북9 라이트는 인텔 CPU를 장착한 ‘아티브북9 플러스’와 비슷한 디자인과 무게를 가지고 있다.
결국 울트라북에 적용된 GPU를 비롯해 AMD판 울트라북인 ‘울트라씬’까지 고려하면 예전에 비해 삼성전자 PC에서 AMD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이 같은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AMD에서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권태영 사장도 공공연하게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를 강조해왔다. 특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돈주 전략마케팅실장(사장)과의 교감을 꾸준히 이어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 사장은 삼성전자가 약한 지역에 함께 들어가 적극적인 지원을 했다. 덕분에 7~8개국에 쓰이던 AMD 제품이 올해 초에 45개국으로 늘어났다. 고객사 해외법인 직원, AMD 국가별 담당자, 고객사 본사 담당자, AMD코리아 직원이 함께 관련 시장에 알맞은 대응을 하도록 지시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하스웰)를 장착한 노트북의 상당수가 엔비디아 GPU를 내장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결정은 AMD와 특별한 관계가 아니면 나오기 어렵다”며 “당분간 노트북뿐 아니라 윈도 태블릿에도 AMD CPU가 장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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