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김치냉장고…100만대 재진입 가능할까?
- 뚜껑형 비중 상승, 디자인 다양화로 승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내수경기 불황으로 김치냉장고 시장이 축소되고 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치냉장고는 전형적인 내수형 생활가전으로 2000년 이후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보급률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성장이 한계에 부딪치면서 판매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따르면 작년 김치냉장고 출하량은 99만5800대로 2011년에 비해 무려 22.7%가 줄었다. 김치냉장고 출하량이 100만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위니아만도, LG전자 등 주요 업체는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이 작년보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작년 김치냉장고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았고 내수경기가 다소 회복되고 있어 올해는 반등할 여지가 충분할 것”이라며 “작년에 무너졌던 연간 100만대 출하량은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김치냉장고 트렌드는 ‘디자인’과 ‘김치맛’이다. 단순히 용량을 키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김치를 맛있으면서도 최대한 신선하게 보관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메탈냉각’을 한층 강화한 ‘풀 메탈냉각’과 ‘센서티브 맛케어’, 위니아만도 는 ‘바이탈 발효과학’, LG전자의 경우 ‘4단계 유산균 관리’ 등을 적용했다. 각 업체별로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김치가 가장 맛있게 숙성될 수 있는 온도와 알고리즘을 적용했다는 부분은 동일하다.
디자인은 스테인리스와 같은 메탈 계열이 트렌드다. 삼성전자는 작년 출시한 ‘지펠 T9000’ 이후 전 라인업에 걸쳐 메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선보인 김치냉장고도 예외는 아니다. 뒤늦게 메탈 열풍에 합류한 LG전자는 주력 모델인 300리터급에 메탈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LG전자가 김치냉장고에 메탈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니아만도의 경우 직접적으로 메탈을 적용하지 않고 비슷한 분위기가 나도록 꾸몄다. 강화유리에 패턴 디자인을 입혀 다른 메탈 생활가전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본격적인 김치냉장고 판매는 이달 말부터 11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전통적인 성수기 기간으로 이 시기에 얼마나 김치냉장고 판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졌느냐에 따라 100만대 시장 재진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탠드형과 뚜껑형의 비중도 관전 포인트다. 그 동안 내수경기 불황으로 인해 뚜껑형 비중이 절반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뚜껑형과 스탠드형 모델 비중은 각 업체별로 내다보고 있는 예측수치에 차이가 있다”며 “어떤 형태의 김치냉장고가 많이 판매되느냐에 따라 시장점유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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