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독일 화학제약 업체인 머크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일 자사 기술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발터 갈리나 머크 기능성원료사업부문 사장은 “OLED가 액정표시장치(LCD)를 누르고 가장 유력한 평판디스플레이(FPD) 기술로 자리를 잡는다면 머크도 해당 소재 시장에서 1위가 될 것”이라며 “고객사 요구에 맞춘 다양한 제품군을 공급하고, 궁극적으로는 ‘인쇄 공정용’ OLED 재료를 통해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라고 말했다.
머크는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패널의 핵심 재료인 ‘액정(Liquid Crystal)’ 공급을 사실상 독점해 온 업체다. 전 세계 액정 재료 시장에서 머크의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OLED 시장 확대로 LCD 시대가 저물 경우 줄어드는 액정 매출을 OLED 재료를 통해 ‘성공적’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중장기 목표 가운데 하나다.
머크는 지난 2005년 코비온을 인수하며 OLED 재료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2008년에는 인광 OLED 특허를 다수 보유한 OLED-T의 지적재산권(IP)도 모두 인수했다.
머크는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에 모바일용 OLED 패널 정공수송층(HTL) 재료를 소량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TV 양산 라인을 꾸미면서 한국 내에서 소화되는 OLED 재료 물량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머크는 유니버셜디스플레이(UDC)와 함께 TV용 발광층(EML) OLED 소재를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하고 있다.
갈리나 사장은 그러나 “OLED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LCD를 언제 대체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라며 “그러나 LCD 재료 부문의 세계 선두주자인 머크는 OLED에서도 시장을 이끌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크는 현재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나온 매출의 10%를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쓰고 있다.
그가 강조한 건 인쇄 공정용 OLED 재료다. 현재 시판되는 OLED 패널은 증착 공정을 활용해 제작된다. OLED 재료를 인쇄하는 공정이 도입된다면 패널 생산 비용이 줄어들고 생산성 또한 높일 수 있다.
갈리나 사장은 “이미 머크는 인쇄 공정용 OLED 재료를 개발해둔 상태”라며 “재료 외 다른 프로세스도 진화를 해야 되겠지만 3년 정도 뒤에는 양산 라인에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머크는 관련 분야 석학들을 초청해 ‘유비쿼터스 인터액션 – 디스플레이가 만드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기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