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두 분기 연속 SK하이닉스에 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5 옥타 5410’의 결함 문제로 시스템LSI 사업부 실적이 당초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초 발생한 중국 우시 공장 화재 사고로 3분기 실적 추정치가 다소 하향 조정됐으나 여전히 탄탄한 영업이익률을 기록,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매출은 9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대로 영업이익률 23~24%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매출 4조1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대로 약 2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28%의 영업이익률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률(20%)을 크게 앞질렀다. 3분기에는 양사의 이익률 격차가 줄어들긴 했으나 ‘재역전’을 하진 못한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사업만 놓고 본다면 양사의 영업이익률은 ‘대등’ 혹은 ‘소폭 상회’ 수준이나 삼성 시스템LSI 사업부가 이익을 많이 내지 못했다”라며 “이 탓에 삼성전자의 전체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률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SK하이닉스에 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 화재로 9월 한 달간 삼성전자 메모리(D램) 사업은 일부 반사이익을 봤다. 그러나 시스템LSI 사업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다. 당초 증권가는 시스템LSI 사업의 3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에 이르거나 이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독자 AP 엑시노스 제품군의 출하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데다 주요 고객사의 가격 인하 압박으로 실제 영업이익은 전망치의 절반 수준인 15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스템LSI 사업부의 부진은 갤럭시S4에 탑재됐던 최초의 옥타코어 AP 엑시노스5 옥타 5410이 하드웨어 결함으로 홍역을 앓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회사 측은 2분기 결함을 수정한 리비전 버전을 재차 내놨지만 무선사업부가 소비자 불만, LTE-A 지원 등을 이유로 주력 AP를 퀄컴 스냅드래곤 시리즈로 변경하면서 판매 기회를 놓치게 됐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사업은 D램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으나 시스템LSI가 여전히 낮은 가동률로 부진했다”며 “4분기에는 아이폰 신제품 출시 효과로 시스템LSI의 가동률과 실적이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이익이 1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평균 영업이익 전망치는 9조80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