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유럽 최대 가전쇼 ‘IFA2013’은 전 세계 주요 생활가전 업체의 트렌드를 읽어볼 수 있는 기회다. 올해 IFA2013의 주요 화두는 ‘친환경’이다. 유럽은 생활가전 본고장이면서 가장 엄격한 환경 기준을 요구하는 곳이기도 하다.
태양광이나 스마트그리드는 물론 유럽 최고 에너지효율 ‘A+++’를 만족시키는 냉장고나 세탁기 등이 전시회에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반대로 스마트가전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나오지 않았다.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국내 업체를 비롯해 밀레, 지멘스, 보쉬 등도 마찬가지다. 스마트TV야 예전부터 이슈라지만 유독 생활가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지고 보면 스마트가전은 이미 3~4년 전부터 ‘인터내셔널 CES’나 IFA를 통해 매년 언급되어 왔다.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을 제어하는 작업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근거리무선통신(NFC)이나 와이파이 등이 속속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가전은 여전히 불편한 구석이 많다. 비싼 가격은 차치하고서라도 굳이 냉장고 앞에 서서 액정표시장치(LCD)를 눌러가며 웹서핑을 하거나 요리레시피를 볼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세탁기나 에어컨도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 깔아서 쓰는 것보다 간편하게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기존 리모컨이 더 편리하다.
업계 수장의 생각은 어떨까.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윤부근 대표는 “3년 정도면 스마트가전이 대중화될 것”이라고 말했고 LG전자 HA사업부문장 조성진 사장은 “스마트가전 대중화되는 시기를 알면 참 좋겠지만 가늠하기 어렵다”고 언급한바 있다.
얼마 전 모 업체의 의뢰로 스마트가전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한 적이 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혜택과 핵심 애플리케이션이라는데 공감을 같이 했다. 예컨대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영수증 처리를 위해 전산자료가 입력된다. 이때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는 신선식품의 전산자료를 냉장고로 전송하고 보관 유무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 있을 수 있다.
세탁기도 마찬가지다. 세탁시간을 늘리면 에너지효율이 높아지지만 반대의 경우 전력소비량이 늘어난다. 사용자 입맛에 알맞게 세탁시간을 조절해 에너지효율을 바꿀 수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시간이 크게 중요치 않다면 전기료가 덜 나오는 방식으로 세탁기 설정을 바꾸면 되는 식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중반 이후에 스마트그리드가 적용된 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를 이용하면 소비자가 전기료를 줄이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친환경을 추구하면서 스마트가전을 구입해야 하는 명분을 만들어야 스마트가전 대중화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