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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닉스용칩 개방한 IBM…‘파워8’ 공개, 무엇이 바뀌었나?

백지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자사의 유닉스 서버 등에 탑재되는 ‘파워칩’ 라이선스 개방을 선언한 IBM이 최근 차세대 ‘파워8’을 공개했다. ‘파워8’부터 외부업체에 본격적으로 라이선스를 제공하게 되는 만큼, 관심이 높다.

앞서 IBM은 이달초 ‘오픈파워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자사의 파워칩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참여 업체에 개방한다고 밝히며 관련 업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칩을 제어하는 펌웨어도 오픈소스로 제공한다. ARM의 라이선스 모델과 비슷하다. 컨소시엄에는 구글과 엔비디아, 멜라녹스테크놀로지스가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IBM이 제공하는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자사만의 칩과 서버 등을 만들 수 있다.

최근 IBM은 미국에서 개최된 ‘핫칩스 컨퍼런스’에서 최신 서버용 프로세서인 ‘파워8’의 세부사항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구체적인 제품 출시 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전 모델인 ‘파워7’칩에 비해 약 2~3배 이상의 성능을 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워7은 지난 2010년 출시됐으며, 그 중간 단계로 2012년 파워7+가 출시된 바 있다.

IBM은 특히 파워8의 성능을 향상을 위해 22나노공정을 적용했는데, 이전 모델인 파워7과 파워7+가 45나노공정으로 제작됐다. 1개의 CPU에서 최대 12코어까지 탑재되고, 각 코어는 8개의 쓰레드를 지원, 최대 96쓰레드가 동시에 구동된다. 1TB의 D램, 메모리 밴드위스도 초당 230GB까지 제공한다. 코어당 512KB 캐시메모리와 96MB L3 온칩. 128MB의 L4캐시를 제공한다.

또한 CAPI(코히어런스 아태치 프로세서 인터페이스) 포트를 통해 GPU나 FPGA(필드 프로그램 게이트 어레이)와 연결돼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파워8부터는 전통적인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빅데이터와 같은 최신 기술에 적용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파워칩은 유닉스 서버 이외에도 IBM의 인공지능 슈퍼컴퓨터인 ‘왓슨’에 적용되고 있는데, ‘왓슨’은 미국 TV퀴즈쇼인 ‘제퍼디’에 출현해 사람과 경쟁해 우승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번 파워8 역시 왓슨에 탑재되며, 헬스케어와 금융 분야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IBM은 ‘파워8’과 파워칩 라이선스를 타 업체에 개방하는 ‘오픈파워 이니셔티브’를 통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인 x86 서버 확산에 따라 IBM의 파워칩 기반 유닉스 서버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IBM은 전세계 유닉스 서버 시장에선 70% 이상, 국내 유닉스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인텔 프로세서 등을 탑재한 x86 서버 시장에 밀려 지속적인 매출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분기 IBM 파워시스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하락했다. 향후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파워칩 개방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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