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빅리틀(big.LITTLE) 설계 기술이 적용된 엑시노스5 옥타는 전력소모량이 최대 70%나 줄어드는 반면 성능은 높아집니다.”
우남성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2013 인터내셔널 CES’의 기조연설에서 엑시노스5 옥타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엑시노스5 옥타는 영국 ARM의 빅리틀 설계가 적용된 최초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다. 우 사장은 “이 칩이 탑재된 스마트폰은 성능이 높아지는 대신 배터리 지속 시간은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RM 빅리틀 설계 구조란=엑시노스5 옥타에 적용된 빅리틀 설계 구조는 자원을 많이 사용하는 ‘큰 작업(빅)’에선 고성능 코어가, 자원을 적게 사용하는 ‘작은 작업(리틀)’에선 저전력 코어가 연산을 맡는다. 엑시노스5 옥타에는 고성능 코어텍스 A-15 코어 4개, 저전력 코어텍스 A-7 코어 4개 총 8개의 코어가 탑재돼 있다.
웹서핑을 할 때는 코어텍스-A7이, 게임 등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때는 코어텍스 A15가 연산을 하게 된다. ARM 측은 모바일 AP에 빅리틀 설계가 적용되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 스마트폰의 전력소모량을 최대 70%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 사장 기조연설에 찬조연사자로 참가한 워렌 이스트 ARM 최고경영자는 “엑시노스5 옥타를 통해 구현된 빅리틀 구조는 모바일 기기의 제한된 배터리 환경에서 데이터 처리능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혁신적인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빅-리틀 코어 전환 방법은 3가지=빅리틀 설계에서 큰 코어 혹은 작은 코어에 작업을 할당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기본은 큰 코어 4개 혹은 작은 코어 4개를 개별적으로 돌리는 ‘클러스터 마이그레이션’ 방식이다. 게임을 수행할 때는 A-15코어 4개가, 웹서핑을 할 때는 A-7코어 4개가 따로따로 작동한다. 비교적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구현이 쉽다. 그러나 클러스터 단위로 작업이 이뤄지면 일부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이 작은 코어에서 수행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일어날 수 있어 ‘최대 효율’을 뽑아내긴 힘들다는 평가다.
여기서 한 단계 나아간 것이 ‘CPU 마이그레이션’ 방식이다. 클러스터 단위가 아니라 큰 코어 3개, 작은 코어 1개 혹은 큰 코어 2개, 작은 코어 2개 처럼 코어 단위로 작업을 할당한다. CPU 마이그레이션은 클러스터 방식보다 전력소모량을 줄일 수는 있지만 전압(작업의 크기)에 따라 코어 주파수(속도)를 조정하는 ‘DVFS(Dynamic Voltage and Frequency Scaling, 동적 전압 및 주파수 스케일링)’ 드라이버를 새롭게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크고 작은 코어를 모두 사용하는 ‘멀티 프로세싱’ 방식도 있다. 여러 코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만큼 성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안드로이드 같은 운영체제(OS)의 커널단에서 크고 작은 작업을 여러 코어에 적절히 할당하는 스케쥴링 기능이 선행 개발돼야 한다.
황광선 ARM코리아 관계자는 “ARM과 여러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연합해 관련 DVFS 드라이버 및 OS 커널단의 스케쥴링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측은 빅리틀 설계 기술이 적용된 모바일 AP에서 이 3가지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