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구글의 소형 스트리밍 기기 ‘크롬캐스트’를 바라보는 콘텐츠 업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크롬캐스트는 TV의 HDMI 단자에 USB메모리스틱 크기의 디바이스를 꽂으면 인터넷상의 콘텐츠를 TV로 볼 수 있는 기기로, 구글이 지난 주 출시했다.
순수하게 인터넷을 기반으로 성장한 콘텐츠 업체들은 크롬캐스트가 TV라는 새로운 채널을 개척해 줄 도우미로 바라보고 있다. 반면 TV채널과 깊은 관계를 맺었던 측에서는 경계심을 보이거나 애써 영향력을 무시하는 듯 보인다.
예를 들어 곰TV를 서비스하는 그레텍의 한 관계자는 크롬캐스트에 대해 “언론 보도만 봤을 때는 굉장히 긍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도 스마트 TV가 있었지만 가격이 비싸고 이용도가 높지 않았다”면서 “아직은 체감할 수는 없지만, 크롬캐스트가 인터넷 콘텐츠를 TV라는 채널로 확장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런 인터넷 기반 콘텐츠 업체들은 사용자들이 온라인 콘텐츠를 더 다양한 채널로 이용함으로써 자신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구글이 크롬캐스트를 발표한 후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기존에 TV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콘텐츠 업체들은 크롬캐스트의 영향력을 크게 보지 않거나 경계하고 있다. 크롬캐스트가 케이블TV를 약화시킬 가능 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자신들의 주요 채널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는 크롬캐스트 출시를 보도하며 “크롬캐스트는 케이블(TV)의 대안이 되고자 하는 구글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한 바 있다다.
케이블TV에 판권을 공급하는 한 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이미 기존에도 인터넷 콘텐츠를 TV로 전달하는 다양한 기술이 있었다”면서 “크롬캐스트가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중적인 입장에 있는 회사는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경우 크롬캐스트가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이 회사가 서비스하는 N스크린 서비스 ‘티빙(Tving)’의 경우에는 크롬캐스트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 콘텐츠를 인터넷과 TV에 모두 공급하는 회사들도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업체의 한 관계자는 “TV판권 부서에서는 크롬캐스트를 경계하고 있고, 온라인 판권 부서에서는 기회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도 입장에 따라 판단이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