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하반기에도 공급부족(가격상승)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실적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25일 오전 열린 2013년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미 전 분기 대비 가격을 올린 상태로 3분기 PC D램 물량 계약을 완료했다”라며 “지난 1년간 D램 가격이 엄청나게 오른 탓에 더 높여 받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4분기에도 공급부족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가격 상승은 PC용 D램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모바일, 서버, 그래픽 등 스페셜티 제품도 PC용 제품 가격이 오르면 따라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PC용 D램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공급업체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모바일 D램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PC용 D램 생산량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PC 수요는 감소세지만 PC용 D램 공급량은 이보다 더 줄어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도 PC용 D램의 가격이 크게 오른 덕이다. 회사 측은 “작년 12월부터 지난 1분기 말까지 D램 재고 수준이 높았고, 2분기 이들 재고가 높은 가격으로 소진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높은 20%의 비트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공급부족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업체들이 생산량 확대보단 미세공정 전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투자와 관련,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이미 작년 대비 투자가 줄었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 기술 전환과 제품 믹스 변화를 위해 약 1조5000억원(D램과 낸드 비중 6대 4)의 시설투자를 했다”라며 “불투명한 시장 상황을 감안, 하반기에도 시설투자는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20나노급 D램 제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고,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의 효율성을 높여 원가경쟁력을 보다 높인다는 계획이다. 고성능, 저전력 특성이 요구되는 모바일 D램은 하반기부터 LPDDR3 제품 비중을 더욱 확대한다.
자체 컨트롤러를 탑재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3분기 출시한다. 회사 측은 “2y 나노 낸드플래시와 독자 컨트롤를 탑재한 3분기 SSD를 출하할 것”이라며 “이미 일부 고객의 인증 테스트를 통과했고, 성능도 기존 1위 업체와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D램과 낸드를 혼용 생산하던 청주 M12 공장을 낸드플래시 전용 공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회사 측은 그러나 “M12 공장은 연말까지 웨이퍼 투입 기준 4만장 정도의 낸드 생산 여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급격한 생산량 확대는 없다”라고 밝혔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매출액 3조9330억원, 영업이익 1조11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사상 최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