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대학 및 연구기관과 함께 스핀주입자화반전메모리(STT-M램)의 연구개발(R&D) 활동을 가속화한다.
STT-M램은 자성체에 전류를 가해 발생한 전자회전을 이용, 저항 값의 크기에 따라 데이터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속도가 빨라 D램 자리을 꿰찰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STT-M램은 차세대 메모리 가운데 가장 빨리 양산이 이뤄질 제품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STT-M램의 양산화를 위해 지난 2011년 미국 벤처업체인 그란디스를 인수합병(M&A)한 삼성전자는 이번 글로벌 협력 기반 혁신 프로젝트를 가동함으로써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서도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나가겠다는 포부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삼성 글로벌 M램 이노베이션’(Samsung Global MRAM Innovation, SGMI)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이를 위해 반도체사업부는 오는 9월 28일까지 세계 대학 및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R&D 참가 신청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STT-M램의 재료, 읽기 및 쓰기 등 특성, 모델링, 회로 설계, 응용 프로그램 등 9개 분류에서 총 31개 항목의 R&D 대상을 추려 세계 대학과 연구기관에 공지했다. 대학 및 기관별로 삼성이 지원하는 예산은 7만달러~15만달러(우리돈 약 7800만원~1억6700만원)다. 지원 예산 범위는 15만달러가 상한선이지만 R&D 제안의 잠재력이 높은 경우라면 예외를 둘 수도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SGMI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 및 연구기관 등은 최대 3년간 삼성전자와 STT-M램과 관련된 R&D를 수행하게 된다.
한 관계자는 “아직 삼성전자가 M램 상용화 시기를 발표한 적은 없지만 차세대 메모리에 대한 준비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이번 SGMI 프로젝트는 M램 양산화를 위한 기술과 특허의 추가 확보 및 인재 영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르면 2015년경 STT-M램의 양산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는 D램 공정 미세화의 어려움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미세화로 인해 면적이 좁아진 셀 위로 전하를 저장하는 커패시터를 배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가 절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STT-M램의 양산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현재 D램 양산 라인에 깔려 있는 이머전 노광 더블패터닝(DPT) 공정의 선폭 축소 한계치는 19나노다. 19나노 미만으로 선폭을 줄이려면 더블패터닝에서 노광 공정을 한번 더 거치는 쿼드패터닝(QPT)를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럴 경우 공정 수가 20스탭 가량 늘어나 생산성이 떨어진다.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와 공동으로 STT-M램의 R&D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바는 D램 사업을 보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양산화를 추진해 신규 매출을 발생시키려 한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