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랩스, 업계 첫 싱글다이 MEMS 발진기 출하… 수정 발진기 대체하나
- 실리콘랩스, MEMS 발진기 Si50x 시리즈 4종 출시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미국 실리콘랩스는 범용 수정 오실레이터(발진기, XO)를 대체할 업계 첫 싱글다이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반 발진기 Si50x 시리즈 4종을 출시한다고 30일 발표했다.
발진기는 반도체에 신호(클럭, Clock) 주파수를 제공하는 핵심 부품이다. 예컨대 60Hz(1초에 60회 연산)의 반도체를 구동하기 위해선 60Hz 클럭 주파수를 제공하는 발진기가 필요하다. 반도체는 발진기의 클럭 주파수를 참조하고 이 신호에 맞춰 연산을 수행한다.
클럭 주파수는 ‘진동(떨림)’에 의해 생성된다. 60Hz의 클록 주파수를 생성하려면 초당 60회씩 진동해야 한다는 뜻이다. 발진기의 진동자는 바로 수정(水晶, Quartz)이다. 수정은 전압을 받으면 떨림이 발생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수정은 지난 100년간 발진기의 진동자로 사용돼 왔다. 일정한 떨림으로 안정적인 주파수 제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정 발진기 산업은 반도체 산업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가격 면에서 불리하다. 발진기의 진동자로 사용되는 수정은 주파수 대역에 맞춰 매우 정교하게 깎아 만들어야 하는 탓에 생산이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수정 진동자를 세라믹으로 밀봉하는 패키징 공정 역시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업계에선 전통적 수정 발진기를 대체할 실리콘 기반의 발진기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주목받는 제품군은 바로 MEMS 기반 발진기다. MEMS는 반도체 제조 공정을 응용해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초미세 기계부품과 전자회로를 동시 집적하는 기술이다. 반도체 제조 공정을 응용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생산 비용 또한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MEMS 발진기는 수정 발진기 대비 내구성이 강하다는 강점도 갖고 있다.
1세대 MEMS 기반 발진기는 실리콘 발진 회로와 MEMS 공진기(Resonator) 두 개 다이가 연결(와이어 본딩)되는 구성이다. 미국 실리콘타임(SiTIME)과 디세라(Discera)가 이러한 1세대 MEMS 발진기를 판매하고 있다.
2세대 MEMS 발진기는 하나의 실리콘 다이에 발진 회로와 공진기가 통합된 형태다. 실리콘랩스가 이날 출시한 Si50x 시리즈가 바로 이러한 2세대 MEMS 발진기다. 실리콘랩스는 하나의 실리콘 다이에 발진 회로와 공진기를 통합하는 기술을 ‘CMEMS’(CMOS+MEMS)라고 이름 붙였다. 회사는 지난 2010년 4월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실리콘클럭을 인수합병한 바 있다.
CMEMS 기술이 적용된 실리콘랩스의 MEMS 발진기 Si50x 시리즈는 2가지 큰 장점이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첫째, 수정 발진기보다 공급시간이 빠르고 저렴하며 내구성이 강하다. 수정 발진기는 앞서 언급한 생산 공정상의 복잡성으로 발주를 낸 뒤 12~16주 정도를 기다려야 물건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리콘랩스의 Si50x 시리즈는 반도체 제조 공정을 그대로 사용하는 덕에 2주면 공급이 가능하다. 마이크 페트로브스키 실리콘랩스 부사장은 “Si50의 가격은 같은 사양의 수정 발진기 대비 최대 절반 가량 저렴하며, 내구성도 높다”라고 말했다. 특히 하나의 실리콘 다이에 발진 회로와 공진기를 통합했기 때문에 두 개 다이를 연결하는 1세대 MEMS 발진기보다도 생산 효율성이 좋다.
둘째, 수정 발진기 및 1세대 MEMS 발진기 대비 안정성이 뛰어나다. 발진기는 정확한 주파수를 일정하게 유지시키야 한다. 기존 1세대 MEMS 발진기는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실리콘랩스의 설명이다. 회사는 기존 1세대 MEMS 발진기가 극심한 온도 변화시 30~40ppm(1ppm 백만분의 1, 1도씨의 온도 변화 기준)의 주파수 편차가 생기지만 Si50x 시리즈의 편차는 ±1ppm 미만이었다는 자체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40~85도씨의 온도대에서 Si50x 시리즈의 주파수 편차는 ±7ppm으로 기존 수정 발진기(약 +13, -7ppm)보다도 뛰어났다. 사용 시간 경과에 따른 주파수 편차 역시 기존 수정 발진기와 1세대 MEMS 발진기 대비 실리콘랩스의 Si50 시리즈가 가장 낮았다.
이처럼 신뢰성이 높은 이유는 온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독자적인 CMEMS 공진기 설계 기술 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CMEMS 공진기는 낮은 온도에 강한 실리콘게르마늄(SiGe)과 고온에 강한 산화물(옥사이드) 소재를 혼합해 만들어 온도 변화에 따른 주파수 편차를 최소화했다. 싱글 다이에 내장된 온도센서와 보정회로 역시 온도 변화에 따른 주파수 편차를 최소화해주는 요소다.
페트로브스키 부사장은 “현재 전 세계 발진기 시장에서 MEMS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으로 매우 낮다”라며 “이는 기존 MEMS 제품의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인데, 실리콘랩스는 Si50x 시리즈의 고신뢰성과 낮은 가격, 빠른 공급 능력이라는 강점을 잘 알려 점유율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리콘랩스의 Si50x CMEMS 발진기는 32kHz~100MHz 범위의 주파수를 지원한다. 주파수 범위를 보면 알 수 있듯 실리콘랩스의 CMEMS 발진기는 우선 저가 제품군으로 생산, 공급된다. 회사는 향후 고주파수를 지원하는 프리미엄 발진기에도 CMEMS 기술을 적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Si50x 시리즈의 안정성은 상업용(-20~70도씨) 및 산업용(-40~85도씨) 동작 온도 범위에 대해 ±20, ±30, ±50 ppm의 옵션을 제공한다. Si501은 하나의 주파수를, Si502는 두개, Si503은 4개의 주파수를 낼 수 있다. Si54는 원하는 주파수를 사용자가 직접 정할 수 있다.
패키지는 4핀 DFN의 2×2.5mm, 2.5×3.2mm, 3.2×5mm 세 가지 크기로 제공된다. 1만개 수량 기준 가격은 0.44달러부터 시작한다. 실리콘랩스의 Si50 CMEMS 발진기는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생산한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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