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모바일, 네이버 넘어 모바일 지배자를 꿈꾼다
캠프모바일이라는 회사를 아십니까? 최근 NHN에서 분사한 모바일 서비스 전문회사입니다. NHN 안에서 포털 전략을 책임지면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온 이람 대표가 이끌고 있습니다.
NHN이 캠프모바일이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네이버의 한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네이버 안에서는 아무리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를 내 놓아도 네이버라는 틀에 갇혀버립니다. 존속적 혁신이 아닌 파괴적 혁신을 위한 방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관련 기사 : NHN이 대기업이 아니라는 착각)
캠프모바일은 NHN의 100% 자회사이지만, 네이버 서비스로부터 독립적으로 움직입니다. 캠프모바일의 미션이 유선 웹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을 모바일로 옮기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시장에서 네이버가 하지 못하는 혁신을 일으키라는 것이 캠프모바일이 부여받은 미션입니다.
그런 면에서 캠프모바일은 다른 일반 스타트업과 같은 입장에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물론 NHN이라는 후원자와 자본력이 있다는 점은 다른 스타트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현재 캠프모바일의 핵심 서비스는 '밴드'와 '도돌런처'입니다. 캠프모바일은 네이버의 서비스 중 오직 ‘밴드’만을 들고 독립했습니다. 네이버 앱, 지도, 카페, 뮤직, N드라이브, 웹툰, 주소록, 미투데이 등 꽤 유명한 모바일 앱들이 있지만, 이는 캠프모바일의 영역이 아닙니다. 이들 앱들은 네이버 서비스의 모바일 확장이기 때문입니다. NHN으로부터 독립한 캠프모바일의 첫 작품이 '도돌런처'입니다.
캠프모바일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말할 필요도 없이 카카오톡이 지배하는 모바일 세상에서, 이에 견주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선봉장은 ‘도돌런처’입니다. ‘겨우 런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캠프모바일 측의 생각은 좀 다른 듯 합니다.
캠프모바일은 14일 ‘테마 확장팩’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도돌런처를 통해 자신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능입니다. 현재 연예 기획사, 영화사, KBO, 게임 등 콘텐츠 업체들이 도돌런처를 통해 자신의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페이스북홈, 카카오홈 등 경쟁 런처와 다른 전략입니다. 페이스북홈과 카카오홈은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카카오스토리 등 핵심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런처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런처를 설치한 사람들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반면 도돌런처는 모바일에서 네이버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테마확장팩은 도돌런처가 네이버의 경쟁력을 모바일로 옮기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독립적인 플랫폼'이 되려 하는 의지를 나타냅니다. 런처를 통해 스마트폰 대기화면을 지배하고, 그 지배력을 이용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되겠다는 의지입니다.
캠프모바일은 지난 16일 도돌 커버라는 새로운 앱도 선보였습니다. 이는 스마트폰 첫 화면인 잠금 화면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도돌 커버 역시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카카오톡은 처음에 단순하게 모바일 메신저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모바일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강력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도돌런처나 도돌커버 역시 단순한 런처로 시작했지만, 플랫폼을 꿈꾸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꿈을 캠프모바일이 실현시킬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듯 보입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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