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도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애플과의 소송에 따른 충당금 일부가 1분기에 반영됐다며 사실상 최대실적을 경신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2분기에는 신형 갤럭시S4의 본격 출시 및 메모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판매 호조가 예상돼 영업이익 규모가 1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만간 애플의 이익 규모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26일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52조8680억원, 영업이익 8조7794억원, 당기순이익 7조154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78%, 영업이익은 54.32%, 당기순이익은 41.73%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69%, 0.65%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1.65% 증가했다.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8조4000억원~8조5000억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었다.
1분기 전사 영업이익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을 다루는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4%에 달했다. IM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6조5100억원. 근래 1~2년 사이 그랬듯이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모양새다.
DS부문에선 반도체사업에서 1조700억원을, 디스플레이패널(DP, 삼성디스플레이)이 7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도체는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가 이익을 견인했으나 시스템LSI는 고객사 주문 감소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애플로 공급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물량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DP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이익이 일부 줄었지만 OLED는 견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과 TV 사업을 다루는 소비자가전(CE) 사업부는 2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분기에는 갤럭시S4 스마트폰의 본격 판매로 최대 이익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4 출시에 따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의 이익도 동반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2분기에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익 확대 기대감이 상당히 큰 상태다. 디스플레이 사업 역시 갤럭시S4에 탑재되는 풀HD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판매 증가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선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휴대폰 사업 외 반도체 등 다른 부문에서도 실적 개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영업이익 10조원 돌파는 확실시된다”라며 “그 이상 얼마나 이익 규모를 늘릴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규모가 2분기 애플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02억 달러로 예상되는 반면 애플의 영업이익은 약 90억~10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록하고 부품 내재화로 하드웨어 원가구조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라며 “애플은 주력 제품인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가 둔화되면서 점차 성장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