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내가 죽으면 블로그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자신이 사망한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지만, 이같은 디지털 유산에 대한 논의는 많이 있었다. 

국내에서도 지난 천안함 사태 당시 이 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젊은 장병들이 숨진 후, 이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이메일에 대해 유족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서비스 업체들은 유족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터넷이 일반 사람들의 삶의 중심으로 자리잡은지 약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디지털 유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논란이 커질 수 있다. 망자의 페이스북이나 미니홈피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유족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고, 그렇다고 계정을 유족에게 상속하는 것도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 가운데 구글은 11일(미국 현지시각) 자신이 죽은 후에 어떻게 이런 문제를 처리할 지 미리 설정할 수있는 일종의 ‘디지털 유언’ 서비스를 개시했다. 

구글은 개인의 계절 설정 페이지에 ‘휴면계정관리자’ 섹션을 추가했다. 이것은 사용자가 사망하거나, 그 계정의 사용을 중지 한 후에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처분할 지 미리 설정해 두는 서비스다.

휴면계정관리자를 이용하면, 계정이 일정 기간이상 사용되지 않을 때 해당 데이터 처리 방법을 미리 정해둘 수 있다. 사용자가 지정한 일정기간(3,6,9,12개월) 동안 계정에 어떠한 업데이트도 없으면,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데이터를 타인(유족)에게 양도하도록 설정하면 된다. 

그러나 유족에게 전달되는 것은 사망자의 데이터만 해당된다. 계정의 비밀번호까지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사망자의 지메일 계정으로 디지털유산을 상속받은 유족이 이메일을 보낼 수는 없다.

이같은 문제는 국내 외 모든 서비스에 공존하는 문제여서 구글의 이같은 해법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 국내 서비스 업체들은 사망자의 계정은 사망자의 것이기 때문에 가족에게 양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만 유족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절차를 거쳐 계정을 폐쇄할 수는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에는 이용자가 사망하면 추모페이지로 전환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구글 안드레아스 투르크 제품 매니저는 공식 블로그에서 “새로운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개인정보를 보호받는 방향으로 계획을 미리 세우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쉽게 삶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