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사용자 위한 페북 데이터센터, 핵심 기술은 무엇?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업체 페이스북이 자사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지속적인 투자 및 혁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2011년부터는 이러한 데이터센터 설계 및 운영 노하우를 관련 업계와 공유하기 위한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현재 무엇보다 페이스북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데이터센터를 비용 효율적이면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높은 습도나 온도 등이 유지되는 지역에서도 다운타임 없는 신뢰성 있는 인프라를 운영하는 것은 페이스북 데이터센터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은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 시행착오를 겪었다. 가용성을 높이기 위해 자사 환경에 맞는 지속적인 데이터센터 설계 및 연구 개발은 페이스북의 혁신 비결이다.
페이스북 데이터센터 관계자는 “우리에 맞는 다양한 지표를 표준화하고, 이를 통해 혁신이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6일 한국IDG가 주최한 ‘클라우드 & 데이터센터 월드 2013 컨퍼런스’에서 제이 박 페이스북 데이터센터 시니어디렉터(상무)는 자사 데이터센터 설계 핵심 요소와 운영 사례를 밝히며 주목받았다. 현재 그는 페이스북에서 데이터센터 설계 및 건축, 설비 운영, 네트워크 케이블링, EH&HS 등을 담당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현재 미국 오레건주 프라인빌과 노스캐롤라이나의 포레스터시티, 스웨덴 룰리아 지역 등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페이스북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전력 효율성이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는 전원-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전원분배장치(PDU)-서버 등의 전력 연결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페이스북 데이터센터의 경우, UPS와 PDU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전원을 서버에 연결해 운영하고 있다. 전력 전환 과정 중에 낭비되는 전기를 없애기 위해, 480V에서 208V로 전환하는 과정을 대신 208VAC 시스템보다 높은 277VAC 전원을 사용해 좀 더 효율적인 전압에서 작동하도록 하고 있는 것.
또한 중앙화된 UPS를 없애고 서버 전원 공급 장치와 통합된 48VDC UPS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손실을 없애고 있다.
실제 박 상무에 따르면,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에서 전기를 변환시키는 동안 에너지 손실은 21~27%에 달하지만, 페이스북의 경우 7.5% 손실에 불과하다. 이를 통해서도 99.9999%의 가용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많은 업체들이 필수 인프라로 생각하는 UPS의 경우, 직접 고안한 48VDC 전원의 배터리 캐비넷으로 대체함으로써 전력 효율을 줄일 수 있었다. 이는 케이블과 전원 스트립의 간단한 시스템을 통해 2개의 3중 랙을 공급하고 있으며 배터리의 상태를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정전이 되더라도 약 45초 간 백업이 가능하다.
제이 박은 특히 전력 시스템과 관련해 ‘가용성 측정(availability calculation)’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복구시간과 장애시간, 장애율 등의 지표를 표준화하고 이를 통해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시스템 구성을 비교, 검토한 후 도입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기업들은 자사가 원하는 시스템 가용성과 신뢰성 수준을 정하고, 가장 취약한 부분을 찾아 IT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너무 높은 가용성과 신뢰성을 설정하기보다는 자사 환경에 맞는 수준으로 적절하게 조정해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도 다양한 지표를 설정해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실제 적용했을 시와 철저하게 비교해 데이터센터를 디자인하고 새로운 혁신 방안을 적용했다.
냉각 설비 역시 주목할 만한 점이다. 현재 페이스북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들에는 중앙 냉각(쿨링) 시스템이 없다. 이는 지난 50년 간의 기후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대신 데이터센터 상부에 스프레이를 달고 물을 뿌려서 냉각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오레건주 프라인빌 데이터센터의 경우 물만 사용해서 내부의 더운 공기를 냉각시키고 있다.
다만 노스캐롤라이나의 포레스터시티의 경우 여름에는 습도가 높고 겨울엔 건조하기 때문에 보조적인 냉각 장치(DX 냉각 호일)를 별도로 두고 있다. 그러나 고온다습한 날이 오래 지속됐던 지난해의 경우에도 단 한번도 보조 냉각 장치를 사용하지 않았는 설명이다.
박 상무는 “포레스터 데이터센터의 경우, 기후 환경이 서울과 비슷한 만큼 국내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은 이 사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지난해 스웨던 룰리아 지역에 건립한 데이터센터의 경우, 온도는 낮지만 건조한 환경인 만큼 오히려 여름보다는 겨울에 물을 뿌려서 습도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이 외기를 활용해 내부 공기를 순환시키고, 습도는 물을 스프레이함으로써 맞추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온도와 습도는 서로 반대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한다면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페이스북은 이같은 방법을 활용해 약 40%의 자본 및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오픈컴퓨트프로젝트를 통해 자사에 맞는 비용 효율적인 IT인프라 설계 및 제작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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