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28일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11라인 공장에서 불산 희석액(불산 50%+물 50%)이 누출돼 작업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산은 반도체의 주 원료인 실리콘 웨이퍼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녹이거나(식각) 세정하는 데 사용되는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이번 불산 누출 사고는 11라인 외부 불산 저장공간 내 500리터들이 저장탱크의 밸브 부품인 개스킷이 낡아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27일 오후 1시30분쯤 불산이 누출되는 것을 확인하고 협력사 STI서비스 직원 5명을 동원해 이날 밤 11시 38분부터 수리작업을 시작, 28일 오전 5시40분께 작업을 모두 마쳤다.
삼성전자는 “개스킷은 정기 교체 부품이 아니라 노후된 것이 발견될 때마다 교체한다”며 “노후됐다고 모두 불산이 누출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공장 내에서 불산이 누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27일 오전부터 탱크 밸브에서 불산이 조금씩 새어 나왔으며 28일 오전 밸브 교체 작업을 완료한 뒤 불산을 충전하는 과정에서 2차 누출되기도 했다. 경기도 측은 10리터가 누출됐다고 밝혔는데 삼성전자는 조사결과 2~3리터가 누출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출된 화학물질은 폐수처리장으로 자동적으로 유입돼 주변 확산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협력사 STI서비스의 직원 박모(35)씨는 28일 오전 목과 가슴에 통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오후 1시30분쯤 숨졌다. 삼성전자 측은 “현장 CCTV를 확인한 결과 작업자들은 방제복과 가스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게 돼 있지만 박씨는 마스크만 착용했을 뿐 방제복을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방제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나머지 4명의 직원도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으나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퇴원했다.
사고를 은폐하려던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삼성전자 측은 “통상적인 유지보수 작업이었으나 화학물질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13시30분경) 함으로써 신고 의무가 발생됐고 사망이후 한 시간 경과 후 14시 40분 경 인허가 관청인 경기도청에 신고를 했다”라며 “은폐한 사실이 없다”라고 밝혔다. 늑장 신고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고가 난 곳이 외부가 아니라 불산 전용 저장 공간이어서 안에서 처리 가능한 단순 유출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28일 오후 6시 50분쯤 사고 현장에서 대기 중 불산 농도를 6회에 걸쳐 측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작업장 내에서 비교적 소규모의 불산이 누출돼 외부로는 불산이 확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삼성전자 화성 공장에서 취급하는 불산의 양은 연간 7658t(2011년 기준)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