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2013 인터내셔널 CES’에서 첫 공개된 삼성전자 110인치 울트라HD(UHD) TV가 출시된다면 가격은 1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14일 삼성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올해 CES에서 공개한 110인치 UHD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은 중국 BOE가 생산, 공급한 것이다.
BOE는 110인치 패널 한 장을 1억원의 가격에 삼성전자에 판매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이 패널을 탑재한 완제품을 시중에 판매할 경우 최소 가격이 1억원은 훌쩍 넘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85인치 UHD TV를 4000만원에 예약 판매하고 있다. 110인치 제품이 나온다면 이보다 3배 이상 비쌀 것이라는 관측이다.
110인치는 55인치 패널 4장을 붙여놓은 사이즈로 8세대(2200×2500㎜)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크기다. 8세대 라인에선 55인치 패널 6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110인치 패널 한 장을 뽑아낸 다음 남은 기판을 활용해 55인치 패널 두 장을 뽑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BOE는 다중모델생산방식(MMG Multi Model Glass)을 도입할 만한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탓에 8세대 기판에서 110인치 패널 한 장을 잘라낸 다음 남은 유리 기판을 활용하지 않고 버렸다. 이 때문에 110인치 패널의 생산 원가가 상당히 올라갔다.
110인치 제품 생산을 위한 라인 재설정 작업으로 일정 기간 40~50인치대 패널을 만들 수 없었던 기회 비용도 패널 가격에 포함됐다. BOE는 이 같은 기회 비용을 최대한 보전하기 위해 삼성전자로부터 110인치 패널 주문을 받은 이후 중국 TCL과 하이센스와 접촉해 이들 업체에게도 똑같은 패널을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삼성디스플레이에 110인치 패널 생산을 요청했으나 삼성디스플레이는 40~50인치대 패널을 못 만들어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상당히 크다는 이유를 들어 삼성전자의 요청을 거절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현장에서 110인치 UHD TV 출시 시점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현실성 없는 가격 등을 이유로 삼성의 110인치 UHD TV가 ‘전시용 제품’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110인치는 무게가 200kg가 넘고 가격도 그만큼 비싸다”라며 “수요가 있을 만한 나라를 물색하고 있고, 이들 나라를 위주로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건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