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계사년(癸巳年)이 밝았다. 새로움과 희망이 가득 찬 새해다. 그리고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5년이 마무리되고 박근혜 정부의 시작이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ICT 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데일리>는 2013년 ICT 시장이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될지를 예측해 본다. 새로운 정부의 등장으로 인한 정책 변화, 급변하는 글로벌 ICT 환경에 따른 국내 시장 변화 등을 각 산업별로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작년 가전 시장의 주요 화두는 ‘프리미엄’으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냉장고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세계 최대 용량인 900리터급 모델이 새롭게 선보였고 3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가전제품이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냉장고뿐 아니라 에어컨, 세탁기 등 다른 가전제품도 프리미엄, 고가 라인업이 눈에 띄게 늘었다. 덕분에 국내 가전 시장은 유럽발 경제위기와 소비심리 위축 속에서도 안정적인 매출 규모를 유지했다.
◆스마트 가전 대중화 원년=올해 가전 시장은 작년에 이어졌던 프리미엄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가전제품은 스마트 기기와 달리 변화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업계 전문가들도 프리미엄급 제품이 한 동안 시장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프리미엄급에 적용된 기술이 보급형에 언제 적용되느냐가 관건이다.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스마트 가전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도 스마트 가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모델이 한정적이었고 가격도 상당히 비쌌다. 여기에 스마트 가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부족했다는 것도 보급의 걸림돌이었다.
올해 스마트 가전 확산에 시동을 건 업체는 LG전자다. 와이파이는 기본이고 음성인식과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적극적으로 채용한 것이 눈길을 끈다.
먼저 휘센 에어컨은 스마트폰 터치 한번으로 NFC 태그(TAG)에 담아놓은 바람 상태를 바로 동작시킬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 휘센앱 3.0’을 이용하면 외부에서 에어컨을 원격 제어할 뿐만 아니라 자가 진단, 에너지 관리, 필터관리 기능, 공간 온도 상태 관리 및 정속 에어컨 대비 절전량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여기에 제품별로 각각 따로 설치하던 애플리케이션을 하나로 통합한 ‘스마트 컨트롤’도 선보인다. 이를 통해 냉장고, 세탁기, 오븐, 로봇청소기 등 LG전자의 모든 스마트 가전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한발 앞서 에어컨에 음성인식 기능을 적용시키고 네트워크 기능으로 본격적인 가전 원격조정 시대를 적용한바 있다.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집안에 설치한 무선공유기를 통해 에어컨이 응답, 명령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작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회신한다.
IT·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설치부터 활용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간단한 음성명령만으로 전원, 운전모드, 바람세기, 희망온도 등 에어컨 대부분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탄소배출량 감소 위한 친환경 기술 확산=친환경 트렌드도 올해 가전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먼저 삼성전자는 제품 자체의 전력소비량 감소는 물론 포장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실제로 냉장고 친환경 포장의 경우 기존의 종이로 된 박스와, 테이프, 스티로폼에서 무독성 발포 폴리프로필렌(EPP)을 사용해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냉장고 친환경 포장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99.7% 이상 줄였고 연간 7000톤의 탄소배출량 절감과 약 13만 그루의 식목효과를 낸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 포장기구(World Packaging Organization, WPO)’에서 주최하는 ‘월드스타 어워즈(World Star Awards)’를 수상하기도 했다.
LG전자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에서 냉장고, 세탁기, 오븐, 청소기 등 4개 제품에 대해 ‘탄소성적표지 검증체계 인증’을 받았다. 탄소성적표지 검증체계 인증은 제품에 대한 탄소배출량 산정과 검증체계를 적합하게 구축한 기업을 대상으로 탄소배출량 산정과 검증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주는 제도다
또한 리니어 컴프레서, 다이렉트드라이브(DD)모터 등을 통해 가전제품의 전력소비량 감소를 추진하고 있다. 리니어 컴프레서는 냉매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며 진동과 소음이 적고 냉장고, 냉동고, 정수기 등에 적용되어 있다.
DD모터는 세탁조를 모터와 세탁조를 직접 연결한 형태이며 벨트와 달리 소음이 적고 중간에 힘을 전달하는 구조물이 없어 에너지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특징이다. 현재 세탁기와 식기세척기 등에 탑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