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대규모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일본 소니와 샤프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기술력을 앞세워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빠른 속도로 국내 업체들을 쫓아오고 있다. 삼성과 LG 등 국내 전자업계의 관계자들도 CES 현장에서 이들의 움직임에 주목하며 ‘한치도 방심할 수 없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각) 소니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전시회 ‘2013 인터내셔널 CES’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프레스컨퍼런스를 열고 4K(3840×2160) 해상도를 지원하는 56인치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제품을 공개했다.
소니는 이날 공개한 제품이 OLED TV로는 최대 크기, 최대 해상도를 실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패널은 대만 AUO와 공동 개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4K는 풀HD 대비 해상도가 4배 높은 디스플레이에 붙이는 기술 명칭이다. 삼성과 LG 등은 이를 울트라HD(UHD)라고 부르고 있다.
앞서 일본 샤프는 이날 오전 열린 프레스컨퍼런스를 통해 산화물반도체(IGZO 인듐[In], 갈륨[Ga], 아연[Zn], 산소[O]) 기판 기술로 구현한 85인치 8K(이른바 더블 UHD)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제품을 선보여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을 얻어냈다.
아직 출시 기약이 없는 시제품이긴 하나 두 업체가 ‘고화질 기술’ 측면에선 한국 업체에 뒤지지 않는다는 일종의 선전 포고를 한 것이서 주목된다.
현재 삼성과 LG는 OLED에선 풀HD까지, LCD에선 UHD의 해상도의 제품만 개발 완료한 상태다.
전시회에 참여한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시제품만 공개하는 건 사실상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소니와 샤프 모두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많은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인 만큼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중국 TV업체인 하이센스는 이날 오후 열린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세계 최대 크기인 110인치 UHD TV를 선보여 세계 기자들을 놀래켰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출품하는 110인치 UHD TV와 동일한 화면 크기, 동일한 해상도를 구현한 것이다. 한 관계자는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가 110인치 UHD 제품을 양산하고 있는데 하이센스가 그걸 받아서 완제품으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우리와 중국 업체간 기술력 차이는 상당히 크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중국 업체들의 잠재력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