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2조원 규모의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증설 투자에 본격 나섰다. 주요 장비 협력 업체를 대상으로 구매발주(PO)를 내고 있다.
삼성의 이번 투자는 내년 상반기 완료되는 일정으로 1조8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소요될 예정이다. 플렉시블 전환까지 합치면 총 투자액 규모는 2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한다.
7일 HB테크놀러지는 삼성디스플레이와 216억9200만원 규모의 저온폴리실리콘(LTPS) 광학검사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금액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43.08% 규모다. 계약기간은 내년 5월 25일까지다.
HB테크놀로지가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는 LTPS 광학검사장비는 충남 아산시 소재 5.5세대(1300×1500㎜) A2 공장의 남은 공간(A2 Extension, A2E)에 들어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1분기부터 A2E에 장비를 반입하고 5월부터 순차적 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연내 A2E에 들어갈 장비 구매발주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구두로 발주를 받은 업체들은 이미 장비를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간 증설 투자를 단행할 때 해당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장비 구매발주를 되도록 잘게 나눠서 냈다. 상장사의 경우 직전년도 매출액 대비 10% 이상 수주 계약을 하면 의무적으로 이 사실을 공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올 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설 투자가 계속 지연되면서 장비 협력사들 실적이 상당히 나빠졌다”며 “삼성이 이를 감안해 구매 발주를 통으로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장비 업계에 있고, 이것이 실제 이뤄질 경우 관련된 공시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운용하고 있는 5.5세대 A2 공장의 생산 능력은 기판 투입 기준 월 7만5000장 수준이다. 삼성이 이번 투자를 마무리하면 2만7000장(3기 라인, 1기 라인당 9000장)의 생산 능력을 추가로 확보해 5.5세대 기준 월 10만장을 웃도는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구축해 둔 플렉시블 파일럿(시험) 라인의 박막 봉지 공정이 정상 수율에 도달하면 A2E의 일부 장비를 교체해 플렉시블 전용 라인으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AM OLED 패널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더 이상 시설투자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