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의 생산량 확대를 위해 2조원 규모의 증설 투자를 단행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같은 증설 투자에 나선 이유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AM OLED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규 고객사를 확보한다는 전략 아래 선제적으로 생산 여력을 늘리는 의미도 있다.
투자는 내년 상반기 완료되는 일정으로 1조8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소요될 예정이다. 플렉시블 전환까지 합치면 총 투자 규모는 2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부터 국내외 협력사를 대상으로 장비 발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협력사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구두 발주를 받은 뒤 장비 사양과 가격 등을 논의하고 있다. 내년 1분기부터 장비를 반입하고 5월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는 것이 삼성의 목표다.
이번 투자는 공장을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충남 아산시 소재 5.5세대(1300×1500㎜) A2 공장의 남은 공간을 채우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들과 업계에선 이 공간을 A2 Extension(A2E)이라고 부른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운용하고 있는 5.5세대 A2 공장의 생산 능력은 기판 투입 기준 월 7만5000장 수준이다. 삼성이 이번 투자를 마무리하면 2만7000장(3기 라인, 1기 라인당 9000장)의 생산 능력을 추가로 확보, 5.5세대 기준 월 10만장을 웃도는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A2E 증설과 A3 공장 신규 투자를 추진하면서 고해상도 구현을 위한 레이저열전사(LITI) 증착 및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한 박막 봉지(밀봉)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이들 고난도 공정은 양산 수율을 맞추기 어려워 도입 시기가 뒤로 밀렸다. 증설 A2E에는 기존 A2와 같은 증착(파인메탈마스크 FMM) 및 유리 기반 봉지(밀봉) 장비가 도입된다. 5.5세대 기판을 4장(650×750㎜)으로 자른 뒤 유기물 증착 등의 과정을 수행하는 ‘4분할’ 방식도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구축해 둔 플렉시블 파일럿(시험) 라인의 박막 봉지 공정이 정상 수율에 도달하면 A2E의 일부 장비를 교체해 플렉시블 전용 라인으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A2E의 초기 투자 규모는 1조7000억원~1조9000억원 수준이지만 플렉시블 전환 투자까지 합치면 총 투자액은 2조원을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고해상도 및 플렉시블 AM OLED의 양산 차질로 A3 공장을 기초로 한 신규 투자는 잠정 연기했지만,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A2E 증설은 기존과 동일한 공정으로 진행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A2E는 내년 상반기 본격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