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6X로 들여다본 SoC 차별화 전략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지난 10월 23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캘리포니아 극장에서 발표된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4세대 아이패드)’는 애플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전략을 살펴볼 수 있는 제품이다.
AP는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스마트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며 제조사마다 시스템온칩(SoC) 설계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AP 구조를 파악하면 어떤 스마트 기기를 지향하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애플 ‘Ax’ AP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선 태블릿’, ‘후 스마트폰’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태블릿에 들어간 AP가 나중에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식이다. 다만 최근 출시한 아이폰5와 4세대 아이패드의 경우 시간차를 두지 않고 같은 세대의 AP가 사용됐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 4세대 아이패드에 사용된 ‘A6X’ AP는 그래픽프로세싱유닛(GPU) 성능과 메모리 인터페이스에 중점을 주고 개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개발될 AP도 반도체 설계 자산(IP)과 GPU,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가장 먼저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IP 재설계의 경우 ARM 코어텍스 A15 기반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최대한 코어 크기를 줄였다. 덕분에 같은 아키텍처를 적용한 삼성전자 ‘엑시노스 5250’과 비교해 다이 크기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A6X와 엑시노스 5250은 GPU 성능 향상, 메모리 인터페이스 확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두 AP가 쓰인 태블릿이 풀HD(1920×1080)보다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4세대 아이패드는 2048×1536, 넥서스10은 2560×1600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AP에서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늘리면 그만큼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진다. 이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원활하게 작동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늘리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만큼 다이 크기가 커져버려 발열량이 높아지고 AP위에 메모리를 쌓아올리는 ‘패키지 온 패키지(PoP)’ 기술 적용이 어려워진다.
실제로 A6X는 아이폰5에 쓰인 A6와 달리 AP와 메모리가 따로 분리되어 있다. 이는 기존 ‘뉴아이패드’에 장착된 ‘A5X’도 마찬가지다. 이전에 출시된 ‘아이패드2’는 아이폰4S와 마찬가지로 AP위에 메모리가 적층되어 있었으나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1024×768에서 2048×1536으로 급격히 높아지면서 GPU와 메모리 인터페이스 성능을 강화해야 했다.
A6X는 128비트(이매지네이션 파워VR 쿼드코어), A6의 경우 64비트(이매지네이션 파워VR 트리플코어)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이용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A6X는 GPU 성능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애플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차기 AP도 이런 특징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28나노 혹은 20나노 미세공정과 이매지네이션 파워VR 6 시리즈 GPU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대로 AP가 선보인다면 태블릿용으로는 ▲ARM 코어텍스 A15 기반의 IP 재설계 아키텍처, 28나노 하이케이메탈케이트(HKMG) 미세공정 ▲이매지네이션 파워VR 6 시리즈 GPU ▲128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용 AP는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64비트로 줄이고 발열량과 기판(PCB) 크기를 줄이기 위해 반도체 적층 기술 적용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계획이 성공하려면 파운드리(위탁생산) 지원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현재 애플은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기 위해 TSMC 등 다른 파운드리를 고려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삼성전자와의 AP 공급 계약이 오는 2014년이므로 그 이전에 TSMC, 글로벌파운드리(GF)와 차세대 AP 생산에 관한 전략이 이뤄져야 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율 문제로 인해 애플이 내년 28나노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TSMC, GF 등이 2014년 이후에 20나노 핀펫(FinFET, 3차원 반도체 설계)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므로 이 시기에 발맞춰 AP 생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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