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의 1차 국정감사가 9일 마무리됐다. 매년 그랬듯이 증인 문제, 정치적 문제로 파행을 겪다가 정오쯤 돼서야 회의가 시작되는 모습이 반복됐다.
또한 방통위원장의 불성실한 답변, 준비 부족을 비롯해 지적사항이 개선되지 않는 모습도 여전했다.
◆ICT 산업은 뒷전…정통부 해체 후회할만=19대 국회의 첫 방통위 국정감사도 파행으로 시작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정통부 해체 이후 방송과 통신이 결합되면서 IT는 뒷전에 밀리고 여야가 방송 현안을 놓고 정치적 대립을 벌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과거 정통부 시절 현재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역할을 했던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과기정위)의 경우 달랐다. IT에 관심이 많은 국회의원들이 많았고 전문분야인 만큼 준비가 부족하면 질문하기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방통위 출범이후 등장한 문방위는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용경 전 의원 처럼 업계 출신도 있었지만 지금은 여야 모두 방송, 정치 전문가를 문방위에 전진 배치했기 때문에 언제나 국감의 시작은 고성과 정치적 대립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산적한 IT 현안을 세밀하게 다루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매년 반복되는 주제는 유일하게 이동통신 요금 인하 였을 뿐이다. 이 역시 구체적인 논리를 대기보다는 무조건 내리라는 식이 대부분 이었다.
◆전문성 부족한 방통위원장, 언제까지 쪽지에 의존=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 불명예 퇴진한 이후 이계철 전 정통부 차관이 방통위원장으로 왔지만 국감에서 방통위원장의 수난은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은 정치의 달인 답게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는 노련한 모습을, 산업에 대해서는 두수뭉실함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였고, 현직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라는 지위 때문에 여당측의 공격은 없었다. 하지만 이계철 현 위원장은 정치적, 산업적 이슈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여당측 의원들까지 이 위원장에 날선 공격을 하고 있다.
방통위 내부와 업계에서 이같은 위원장의 모습을 보고 동정어린 시선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강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IT, 통신 분야에서도 이 위원장이 문방위원들의 질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질문마다 국과장들의 쪽지 지원이 없으면 제대로 답변조차 못했고, 지적과 대안을 묻는 질문에는 "검토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한마디로 위원장의 철학과 비전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속기록이 남지 않는 티타임 지적에 대해서도 개선보다는 관행이라는 말로 버텼다. 투명한 행정을 원하는 시대적 흐름과는 맞지 않았다.
한편, 방통위 확인감사는 오는 24일 열린다. 문방위는 이계철 위원장의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 위원장이 24일에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