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디자인 특허로 삼성전자 및 안드로이드 진영을 궁지로 밀어넣고 있는 애플이 통신특허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MWC, CES, IFA 등 글로벌 IT 전시회도 참가하지 않고 독자적인 행보를 고수해온 애플이지만 통신특허 부분에서만큼은 제도권으로 진입했다.
10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포괄적 업무제휴를 위해 한국에 방문한 하마둔 뚜레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주 ITU에서 통신표준특허를 다루는 ITU-T의 정식 멤버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ITU는 오는 10월 10일 제네바에서 민간 기업 및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통신특허 고위급 회담을 열 계획이다. 이 회담은 기업간 특허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그러한 문제에 대해 ITU가 업계의 의견을 듣고 표준화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삼성전자나 SK텔레콤, LG전자, ETRI 등 국내 기업 및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ITU-T에서 활동을 해오고 있다. 반면, 애플은 그동안 정식 멤버가 아니었지만 지난주 정식 멤버로 가입했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애플이 통신특허와 관련해 소극적이었지만 앞으로 통신특허, 특히 LTE와 관련된 표준화 논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LTE 표준특허 선언이 단 한건도 없었던 애플은 올해 318건을 신고하며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에 신고된 건수로 10위를 차지했다. 1위는 삼성전자다.
미국 소송전에서 디자인, UI로 삼성에 압승을 거둔 애플이지만 향후 LTE 통신 특허에서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ITU 표준화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결정을 내린 셈이다.
방통위는 "10월 열리는 회의는 ITU가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특허 분쟁에 대해 역할을 하기 위해 마련되는 자리로 보면 된다"며 "특별한 이슈로 별도의 라운드 테이블이 만들어지는 만큼, 표준특허에 대한 업계의 의견이 다수 개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