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한국HP가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오라클의 시벨 CRM 대신 클라우드 서비스인 세일즈포스닷컴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HP는 8월부터 프린팅 및 퍼스널시스템(PPS) 그룹부터 세일지포스닷컴을 이용해 영업관리에 돌입했다. 엔터프라이즈 서비스(ES) 등 다른 조직은 아직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면 한국HP 전체가 세일즈포스닷컴을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한국HP가 세일즈포스닷컴을 도입하는 것은 HP 본사 정책의 일환이다. HP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CRM 시스템을 교체하고 있는 중이다. HP는 지난 2010년 말 오라클 시벨 CRM 대신 세일즈포스닷컴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HP가 약3만5000~4만개 정도의 세일즈포스닷컴 이용권을 구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
HP가 CRM 시스템을 교체하는 이유는 오라클에 대한 악감정과 비용절감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반면 오라클 입장에서는 HP가 세일즈포스닷컴을 선택함에 따라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고객을 잃게 됐다.
한 때 분산컴퓨팅 시장에서 최고의 파트너였던 HP와 오라클은 최근 2~3년 동안 점점 멀어져 이제는 철천지원수에 가깝게 됐다.
특히 오라클에 대한 HP의 감정이 좋지 않다. 오라클이 HP의 경쟁사인 썬마이크로시스템을 인수한 이후 직접 HP의 경쟁업체로 떠올랐고, HP가 내쫓은 인물인 마크허드 사장을 오라클이 부활시켰다. 최근에는 HP 유닉스 서버의 프로세서인 아이태니엄을 오라클 소프트웨어가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혀 소송까지 치렀다.
반면 세일즈포스닷컴은 HP와 오라클의 갈등으로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그러나 이번 한국HP의 CRM 시스템 교체가 국내 시장에서 세일즈포스닷컴 영향력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HP의 세일즈포스닷컴 도입은 HP의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다. 한국HP의 CRM 시스템 교체로 인해 국내 시장에 대한 세일즈포스닷컴의 관심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편 한국HP 한 관계자는 “엔터프라이즈 사업 영역은 B2C 사업과 달리 복잡하기 때문에 CRM을 교체하는데 프로젝트 기간이 길어졌다”면서 “각 지역마다 각 사업부마다 CRM 시스템을 교체하는데 각각의 로드맵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