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요즘 PC 시장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정체기에 접어든 모양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PC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같은 분기와 비교해 0.1% 하락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올해 글로벌 PC 시장 출하 증가율이 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도 크게 다르지 않다. 2분기 PC 시장 규모는 출하량 기준으로 1분기보다 17%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기업에서도 하반기 시장을 보수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경기 상황이 좋지 못해 PC 수요를 당초 예상보다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8이 선보일 계획이다. 그 동안 PC 업계에서는 새로운 운영체제(OS) 출시를 발판삼아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다. OS 성공여부에 따라 PC 성장세가 결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PC 업계는 윈도8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모양새다.
가장 큰 이유는 경기 불확실성 때문이다. 윈도8이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예전만큼 PC 수요를 폭발적으로 이끌만한 힘이 떨어졌고 스마트폰, 태블릿 등 대체 기기의 등장으로 굳이 PC에 기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한 야심차게 선보였던 울트라북이 생각만큼 판매되지 않아 새로운 PC를 대놓고 밀어내기도 부담스럽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체 노트북 시장에서 울트라북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갓 넘기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윈도8이 PC 수요를 어느 정도 이끌어 내겠지만 예전만큼의 파괴력은 기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다만 데스크톱PC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일체형PC나 윈도8을 내장한 태블릿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윈도8의 장점을 극대화한 태블릿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노버는 아예 관련 제품을 미리 공개하기까지 했다.
여러 가지 반응을 종합해보면 윈도8은 올해 PC 시장을 부흥시키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일체형PC나 태블릿을 통한 프리미엄 모델로 어느 정도 시장을 성장시킬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윈도8 효과를 제대로 맛보려면 내년까지 기대려야 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래서인지 일부 업체들은 올해 PC 시장을 빨리 정리하고 내년을 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윈도8 출시 이전에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여 생산량 조절 및 판매량 상승에 일조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