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금융 M&A 논의, 주요 은행 IT전략 수정되나
-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M&A 및 지점 인수논의 중단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은행권 인수합병(M&A)에 따른 IT통합이슈가 당분간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은행권에서는 메가뱅크(Megabank) 전략과 이를 위한 은행간 M&A 이슈가 꾸준히 계속돼왔다. 하지만 최근 유럽발 금융위기와 국내 내수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위기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금융권 인수합병 논의가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IT전략 수립에 있어 가장 큰 고려사항 중 하나였던 인수합병에 의한 IT시스템 통합작업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는 분위기다.
먼저,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3년 연속으로 민영화가 무산되면서 IT전략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금융 매각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 4월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추진됐지만 모두 무산됐다.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을 일괄매각하는 방식도 논의됐지만 결국 불발됐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매각이라는 대형 이슈탓에 IT전략을 크게 그려가진 못했다. 스마트 뱅킹 등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IT기술 및 서비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왔지만 대규모 투자는 자제해 왔다.
현재 우리은행은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는 비용절감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이 더욱 커 장기적인 IT전략 관점에서 바라보기는 무리라는 평이다.
하지만 최근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우리금융지주 소속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의 개별매각 요구가 이어지고 있어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지방 은행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 통합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KDB산업은행은 지난 4월부터 진행해 오던 HSBC 서울지점의 개인금융사업부문 인수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KDB산업은행과 HSBC서울지점은 7월 31일자로 HSBC서울지점의 개인금융사업 부문 인수 논의를 중단하고 더 이상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과 HSBC서울지점의 전산통합 검토도 없던 일이 됐다. 산업은행은 240억원 규모 인터넷뱅킹 시스템 재구축사업을 추진중으로 이 사업을 통해 소매금융을 위한 IT인프라 확보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논의됐던 HSBC서울지점 인수논의는 산업은행의 소매금융 IT전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등장했다. 하지만 결국 인수논의가 물거품이 되면서 당분간 산업은행은 독자적인 IT시스템 구축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외환은행과의 시스템 통합이 바로 이뤄지진 않고 있다. 인수 당시 향후 5년간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함에 따라 직접적인 IT통합 작업은 논의되고 있지 않은 상황.
하지만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IT부문을 점진적으로 통합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점진적 통합의 폭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양 은행의 전략을 서로 공유하기 위한 IT담당 직원이 파견돼 있는 상황에서 마케팅을 중심으로 한 점진적인 IT통합 논의가 본격화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M&A와는 상관없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에 의한 저축은행의 시스템 통합작업도 관심을 끌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중앙회 전산망에 가입하지 않은 30개의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중앙회 전산망 가입을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저축은행의 중앙회 전산망 가입이 가시화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저축은행중앙회 전산망을 통한 국내 저축은행 IT시스템의 이관작업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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