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프리즘] 윈도8, 태블릿과 PC의 경계를 허물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5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차세대인 운영체제(OS) 윈도8(Windows 8) 시연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윈도8이 설치된 태블릿과 노트북PC 다수를 통해 윈도8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었다.
윈도8은 윈도7을 MS의 차세대 클라이언트(PC) OS로, 올해 가을께 출시될 예정이다.
◆ 윈도8의 의미
윈도8가 현재의 MS에서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윈도 운영체제와 함께 전성기를 달린 PC 시대가 최근 비욘드 PC(Beyond PC)라는 흐름에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비욘드 PC는 스마트폰, 태블릿, 클라우드 컴퓨팅 등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PC없이도 개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컴퓨팅 기술을 이용할 수 없는 환경을 말한다. 애플과 같은 디바이스 기업을 비롯해 인터넷 업체들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들도 비욘드 PC를 주창하며 새로운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다.
윈도8은 이런 시대적 전환기에 탄생하는 제품으로, MS가 IT산업의 시대적 전환기를 잘 넘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윈도를 버려야 윈도가 산다
윈도7 이용자가 만약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윈도8을 처음 부팅한다면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윈도8은 윈도7을 비롯한 이전 버전의 윈도 운영체제와 전혀 다른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윈도8은 ‘메트로’라는 새로운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다. 메트로 UI는 MS가 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윈도폰7’에 처음 도입된 UI로, 윈도8에는 MS 윈도 운영체제의 상징과도 같았던 ‘시작’ 버튼마저 보이지 않는다.
다양한 사격형 타일들이 조합된 모습인 메트로 UI는 각 타일들은 애플리케이션 아이콘이다. 이를 터치하거나 클릭하면 애플리케이션이 시작된다. 기존 바탕화면의 단축아이콘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고, 기존 시작버튼의 프로그램 목록이라고 볼 수도 있다.
MS 미국 본사의 차이타냐 사린(Sareen) 윈도8 개발총괄 매니저는 “시작메뉴가 수십 개의 애플리케이션 돌리는데 유용했다면, 메트로UI는 수백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돌리는데도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메트로 UI의 각 타일들이 단순히 아이콘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라이브 타일’이라 불리는 이 기능은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 되면 이를 실시간으로 메트로UI에 반영해준다. 예를 들어 이메일이 새로 오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친구들이 새로운 글을 남겼을 때나 이를 타일들이 알려준다.
MS가 윈도8에 메트로UI를 선택한 것은 태블릿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윈도7은 마우스에 최적화 된 UI로 태블릿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손가락이 핵심 입력도구로 떠오른 태블릿에는 그에 맞는 UI가 필요했는데, 메트로UI가 MS의 답인 것이다.
하지만 윈도8이 메트로 UI로만 구동되는 것은 아니다. 클릭한 번만 하면 윈도7과 같은 전통적인 UI로도 이용할 수 있다. 또 MS 오피스나 포토샵과 같은 기존 PC 시절의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하면 윈도7 형태의 UI로 바뀐다.
이는 윈도8이 콘텐츠 소비를 위한 디바이스만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른 태블릿 디바이스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역할에 머물러 있는 반면, 윈도8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디바이스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패드는 주로 소파에 등을 기댄 채 다리를 꼬고 사용하는 디바이스이다. 전자책이나 웹사이트, 게임 등에 주로 이용한다.
반면 콘텐츠 생산에는 PC가 유용하다. 이미 MS나 어도비시스템즈, 한글과컴퓨터 등이 지난 20년 동안 발전시켜온 애플리케이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생산할 때는 이 애플리케이션들을 이용해야 한다.
MS 윈도8은 소파에 앉아서 전자책을 볼 때도,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보고서를 쓸 때도 이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MS가 메트로UI와 전통적 UI를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로그인부터 다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메트로UI는 기존 윈도UI와는 매우 다르다. 단적으로 로그인부터 지난 버전의 윈도7과 다르다. 픽처 패스워드라는 로그인 방법은 사진 위에 그림을 따라 그리면 로그인이 된다.
또 인터넷익스플로러(IE)는 툴바도 없고 메뉴바도 없다. MS 측은 의도적으로 이렇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차이타냐 사린 매니저는 “아무런 간섭 없이 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대신 화면의 오른쪽 끝부분을 살짝 밀면 메뉴가 등장한다. 이를 통해 검색이나 공유, 시작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왼쪽 화면 끝을 밀면 이전 화면으로 이동한다. 창을 없애기 위한 오른쪽 상단의 X표시도 없다. 이제는 화면의 위에서 아래로 쭉 끌면 앱이 종료된다.
이런 명령은 손가락으로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마우스로도 할 수 있다. 손가락과 마우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UI로, 이 역시 태블릿과 PC 모두를 겨냥한 것으로 이해된다.
차이타냐 사린 매니저는 “윈도8은 빠르고 물흐르듯 부드러우며, 여러 앱 간에 연계성이 보장될 뿐 아니라 콘텐츠 생산부터 소비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라고 강조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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