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HD급 영화 한편을 30초 만에 전송할 수 있는 썬더볼트는 인텔의 독자 기술이다. 썬더볼트는 USB 2.0 대비 20배 이상, USB 3.0(5Gbps)보다도 2배나 빠른 전송 속도를 자랑한다.
4일 인텔은 PC 전시회 컴퓨텍스가 열리는 대만 타이페이에서 썬더볼트 기술 브리핑을 진행하며 “썬더볼트 기술이 윈도 기반 PC에도 탑재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텔은 지난해 애플의 맥북 프로에 썬더볼트 기술을 집어넣으며 생태계 확산의 첫 발을 내딛은 바 있다. 이 회사는 맥용으로 출시된 20개 이상의 썬더볼트 주변기기가 윈도용으로 나올 것이며 에이서, 아수스, 기가바이트, MSI, 레노버, LG전자가 자사 PC에 썬더볼트 기술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 상용화 1년 만에 이 같은 생태계를 조성하는 인텔의 역량이 놀랍기만 하다.
PC와 주변기기에 썬더볼트 기술이 탑재되고 이 기술이 업계 표준으로 인정되면 인텔은 로열티와 칩 공급 수익을 챙길 것이다. 인텔 같은 미국 업체들은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오래 전부터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우리 업체들은 어떤가. 나는 얼마 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동 개발한 북미 표준 모바일 DTV 기술(ATSC-M/H)이 개화하고, 우리나라의 DMB 만큼 기술 적용이 늘어난다면 상당한 로열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담긴 기사를 내보냈다.
그런데 한 관계자로부터 항의성(?) 전화를 받았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DMC연구소)와 LG전자(컨버전스랩)가 해당 기술을 공동 개발하긴 했으나 실제 스마트폰을 만드는 사업부는 ‘시장이 없다’며 나서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메트로PCS를 통해 올 하반기 관련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긴 하나 메트로PCS의 요청에 의한 것이지 삼성전자가 먼저 나선 것은 아니었다는 얘기도 곁들여졌다.
그는 “기술 검증을 마쳤고 콘텐츠 업자들도 모바일 DTV 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서는 마당에 통신업자들이 단말기 수량 개런티를 안 해줘서 우리가 만든 기술을 땅 속에 묻어둬야 하는 현실이 이해는 되지만 안타깝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업부별로 철저한 독립채산제로 운영된다. 연말 성과급도 사업부별로 상이하다. 빠른 의사소통과 건전한 경쟁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독립채산제는 장점이 많지만 이런 부정적 요소도 있다. 전사 이익을 위해 모든 사업부가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협의체를 구성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