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동 개발한 북미 표준 모바일 DTV 기술이 개화할 조짐이다.
현지 방송사들이 모바일 DTV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데다 삼성전자가 이 기술을 채용한 최초 스마트폰을 올 연말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에서 모바일 DTV 서비스가 활성화된다면 원천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본격적으로 로열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북미 표준 모바일 DTV 기술(ATSC-M/H)을 지원하는 최초의 스마트폰(가칭·갤럭시TV)을 현지 5위 이동통신사업자인 메트로PCS를 통해 선보이기로 했다. 이 달 제품 개발을 완료한 뒤 망 연동 테스트를 거쳐 오는 11월 방송 수신 앱과 수신제한시스템(CAS)를 탑재해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메트로PCS를 통해 선보일 제품은 ATSC-M/H 기술이 적용된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그간 동글 형태의 수신기는 출시된 적이 있지만 스마트폰에 이 기술이 탑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ATSC-M/H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동 개발한 모바일 DTV 기술로 북미 디지털방송 표준화기구인 ATSC는 지난 2009년 10월 이 기술을 표준으로 제정한 바 있다.
원천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TSC-M/H가 적용된 기기 한 대당 4~5달러의 로열티를 받게 된다. 한국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처럼 ATSC-M/H 기술이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연간 1억달러 규모의 로열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트로PCS가 삼성전자와 함께 관련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이유는 이동통신업계의 후발 주자로서 단말기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방편인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현재 미국 46개 도시에서 120개 방송사가 ATSC-M/H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DTV 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AT&T와 버라이즌 등 선두 이동통신업체는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해당 기술을 탑재한 단말기 주문을 꺼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DTV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 소비에 적합한 스마트폰이 출시돼 인기를 얻는다면 여러 이동통신사업자를 통해 관련 제품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로열티 수익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NBC·ION 등 자체 영상 콘텐츠를 보유한 미국 12개 주요 방송사업자의 조인트벤처인 모바일콘텐츠벤처(MCV)는 올 하반기 자체적인 모바일 DTV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메트로PCS가 ATSC-M/H 스마트폰 출시시기를 11월로 잡은 이유는 이 서비스 시작에 맞춰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ATSC는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고해상도 추세에 맞춰 삼성전자 및 LG전자와 함께 현재 416×240인 ATSC-M/H 표준의 영상 송·수신 해상도를 HD(720p)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 연말이면 업그레이드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