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삼성전자와 케이블TV 업계간 스마트TV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콘텐츠 생태계를 갖추고 있는 방송사업자와 디바이스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제조사간 협력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하지만 협력과 함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스마트TV 시장은 이제 시작인 상황이다.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TV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제조사, 방송사간 경쟁은 협력과 동시에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일 제주도에서 막을 내린 '2012 케이블TV쇼'의 화두는 단연 '스마트' 였다. 케이블TV 업계는 행사 기간 중 진행된 컨퍼런스에서 '스마트TV의 미래'에 대한 발표와 토론에 집중했다.
인터넷과 연결돼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보다 소비자 지향적인 TV 서비스가 향후 방송시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삼성전자의 TV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윤부근 사장이 스마트TV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아 관심을 모았다.
윤 사장은 삼성전자의 케이블TV 전략과 함께 "앞으로 케이블TV 사업자와 긴밀한 협력 통해 질 높은 경험을 제공해 윈-윈하기를 기대한다"며 케이블TV 업계에 협력을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올해 4분기 컴캐스트, 타임워너케이블 등과 협력해 앱 형태의 스마트TV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미국과 비슷한 형태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지상파 콘텐츠 이외에 방송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케이블TV 업계 역시 TV 제조사와 협력을 고민하고 있다. 컨퍼런스 기조연설에 삼성전자 TV 총괄을 선택했다는 점에서도 케이블TV 업계의 협력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협력과 별개로 스마트TV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등 TV 제조사가 완제품 방식의 스마트TV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반면, 케이블TV 업계는 셋톱박스 중심의 시장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씨앤앰이 스마트케이블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으며 다른 케이블TV 방송사들도 속속 스마트셋톱박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셋톱박스는 고가의 스마트TV가 필요없다. 셋톱박스만 있으며 인터넷, 앱, 커머스 등 스마트TV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한 임원은 "케이블TV 스마트셋톱박스 경험자들이 결국은 삼성의 스마트TV를 구매하게 될 것"이라며 "케이블TV 사업자들과는 경쟁관계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삼성전자가 케이블 업계와 협력을 희망하는 것 자체가 디바이스 이외에는 다른 헤게모니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는 "삼성은 디바이스 이외에 콘텐츠, 망중립성 등의 헤게모니를 극복할 수 없다"며 "그래서 생태계, 상생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 대표는 "제조사가 쿼드코어, 에볼루션 키트 등을 얘기하고 있지만 셋톱박스가 훨씬 빠르고 파워풀하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며 "셋톱박스 기반 스마트TV 서비스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변 대표는 "우리도 디바이스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삼성과의 협력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 경쟁력이 약한 TV 제조사, 디바이스 전략을 세워야 하는 방송사간 협력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플랫폼 전략으로 인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역시 치열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