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케이블TV는 여전히 아날로그 가입자가 많다. 조속히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날로그라는 갈라파고스에 갇혀 성장이 힘들어질 수 있다.”
“정부 차원의 디지털전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방송발전기금 유예, 저소득층 DTV 구매 보조, 융자금 이율 축소 등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케이블TV 업계의 디지털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케이블TV에서는 지상파 디지털 전환만 지원할 뿐 케이블TV에는 별다른 지원 정책이 없어 힘들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계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31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2 디지털케이블TV쇼’ 개막식에서 케이블TV 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애플, 구글 등이 급변하는 IT 환경에서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속 성장한 반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됐다”며 운을 뗐다.
이어 이 위원장은 “(방송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케이블은 여전히 아날로그가 대부분”이라며 “조속히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 못해 어려움을 겪거나 역사속으로 사라진 기업처럼 케이블TV 업계 역시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블TV 업계 역시 디지털 전환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 케이블TV 방송사(SO)들의 경우 콘텐츠 제값을 받을 수 있고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가능하다. 콘텐츠 사업자(PP) 역시 제한된 아날로그 보다 디지털 전환이 생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 그나마 대형 케이블TV 방송사(MSO)는 투자 여력이 있지만 지방의 중소 개별SO들은 디지털 전환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전달하듯, 케이블TV 업계는 이날 케이블TV쇼 개막에 앞서 대표, 협회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케이블TV 업계는 “2015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2015년까지 도시지역에서 디지털 전환 100%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읍·면 지역의 경우 디지털 전환은 기약이 없는 상태다. 당장 올해 말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지만 케이블TV 업계는 2015년 이후에도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는 2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부분 지방의 개별SO 가입자들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휘부 케이블TV협회 회장은 “방발기금 유예, 융자금리 인하, DTV 구매 보조, 셋톱박스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디지털전환 특별법을 도입해서라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상파 방송 재송신 문제도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다. 디지털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지상파 방송사에게 지불해야 하는 재송신 대가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업계가 정부의 재송신 제도개선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방통위 역시 케이블TV 업계의 디지털전환 지원과 관련해서 원칙적으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온도차가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어느 수준까지 지원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아날로그 방송 종료가 반년가량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의 최대 걸림돌이다. 개별SO들의 디지털 전환이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점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케이블TV 업계에 대한 지원정책을 강화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