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수직자기기록 설계 방식을 채택한 1.5메가비트(Mb) 용량의 STT-M램 개발에 성공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인수한 메모리 업체 그란디스는 54나노미터(nm) CMOS 제조공정에서 1.5Mb 용량의 수직자기기록 방식 STT-M램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현재 연구개발(R&D) 과정에 있는 것으로 각 메모리 셀의 특성 테스트 결과 90% 이상 작동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STT-M램은 자성체에 전류를 가해 발생한 전자회전을 이용, 저항 값의 크기에 따라 데이터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차세대 메모리다. D램은 캐퍼시터에 저장된 전자의 유무에 따라 0과 1을 구분하는데 반해 STT-M램은 자기터널접합의 자화(磁化, 자기를 띨 수 있는 물질이 자기를 띤 상태) 유무로 0과 1을 구분한다.
플래시메모리처럼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 특성을 가졌고 D램과 같은 고속 동작이 가능하다. 내구성이 높은데다 적력 소모가 적고 데이터 기록 및 재생 횟수가 무한대여서 R램, P램, F램 등과 함께 차세대 메모리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수직자기기록 방식 STT-M램 개발은 데이터 기록 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제품은 10나노급 중반대 이하의 초미세 공정으로도 제조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개발되거나 상용화된 STT-M램은 수평으로 데이터를 기록했으나 이 같은 방식에선 열 간섭 문제로 인해 10나노급 중반대 이하 초미세 공정 적용이 불가하고 데이터 기록 밀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체들은 HDD 플래터의 자기 디스크 면에 데이터를 수직으로 자화시켜 정보를 기록하는 수직자기기록 방식으로 저장 공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바 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자화’라는 동일한 데이터 기록 방식을 가진 STT-M램 분야에서도 이 같은 HDD의 수직자기기록 기술이 그대로 차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IBM과 크로커스 테크놀로지, 프랑스 스핀테크도 수직자기기록 방식의 STT-M램을 연구하고 있다.
그란디스는 올해 45나노 공정(8F스퀘어, 셀 크기 2F×4F)에서 2016년 18나노(6F스퀘어, 2F×3F) 공정까지 수평자기기록 방식의 STT-M램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2017년 16나노 공정(4F스퀘어 2F×2F)부터 수직자기기록 방식을 STT-M램에 채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TT-M램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R&D는 지속 수행하고 있으나 정확한 상용화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