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시각장애인 손 모씨(30세)는 한동안 사용치 않았던 SNS에 로그인하려는데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았다. 이것저것 비밀번호를 넣어봤지만 번번이 오류가 발생하여 ‘비밀번호 찾기’로 들어갔다. 그런데 마지막 인증 단계에서 사진을 보고 친구를 고르라는 안내에 어이가 없었다. 사진을 볼 수 없는 손 모씨에게는 수행이 불가능한 과제였던 것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회장 최동익) 부설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는 미투데이, 페이스북, 트위터, 요즘 등 대표 SNS 4곳을 대상으로 장애인들이 얼마나 사용하기 편리한지를 조사했다.
센터 측은 “개별차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SNS의 웹접근성이 좋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웹 접근성 평가 결과 트위터(www.twitter.com)는 4개 가운데 최저 점수인 38.4점이었고 페이스북(www.facebook.com)은 50.4점, 요즘(yozm.daum.net)은 61.9점, 미투데이(me2day.net)는 63.7점이 나왔다.
평가는 지난 2월부터 공통과업 5개와 맞춤과업 10개로 총 15개의 과업을 장애인 평가단이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트위터는 맞춤과업 10개 중 고작 2개 과업만 수행할 수 있었고, 요즘은 6개, 페이스북은 6개, 미투데이는 8개였다.
선테 측에 따르면, 이들 SNS는 글 작성 서식이 레이어 형태의 팝업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화면 읽기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은 서식을 찾기가 어려웠다. 일부 메뉴는 버튼, 링크 등이 인지되지 않으며, 콘텐츠가 비논리적으로 나열돼 서식을 이해하기가 매우 불편했다.
또 키보드만 사용하는 상지 지체장애인이나 뇌병변장애인도 주요 과업을 거의 수행할 수 없거나 불편한 요소가 매우 많았다.
서울시립 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인터넷마케팅을 담당하는 이보훈 훈련교사는 “SNS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어 저비용으로 홍보가 가능하며, 페이지 툴 등 확장성이 좋아 마케팅 활용성이 높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웹 접근성이 엉망인데다 인터페이스가 수시로 수정되기 때문에 겨우 사용이 익숙해지면 다시 익혀야 하는 수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유재호 소장은 “기술이 진보한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등에 대한 편의를 고려하지 않아 문화지체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는 엄연한 사회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또한 “복지가 따로 있는 게 아니며, 각자의 위치에서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 간과한 것이 없는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해당 SNS측에 문제점 개선을 적극 권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