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3’에 자체 개발한 베이스밴드칩(통신칩)을 탑재한다. 퀄컴처럼 롱텀에볼루션(LTE)과 3세대 이동통신(WCDMA)를 1개 통신칩으로 지원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갤럭시S3에 자체 통신칩을 적용하는 것을 확정했다. 모바일 기기 핵심 부품 육성과 제품 개발 기간 단축을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은 대부분 자체 조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갤럭시S3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쿼드코어 AP와 삼성전자의 통신칩을 사용한다. LTE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북미에 출시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일부에 자체 LTE 통신칩을 적용한 바 있다. 구글과 함께 만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레퍼런스폰 ‘갤럭시 넥서스’도 LTE 버전은 삼성전자 통신칩이 들어갔다.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 통신칩 육성이라는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AP는 ‘갤럭시S’와 ‘갤럭시S2’의 성공에 힘입어 AP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통신칩 사업은 무선사업부가 한다. AP는 반도체사업부가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처럼 자체 AP와 퀄컴 통신칩 결합도 추진해왔다.
신 사장은 지난 2월말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에서 기자와 만나 “갤럭시S3 자체 통신칩 적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라며 “하지만 곧 통신칩도 AP처럼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통신칩 사업 확대 가능성을 내비췄다.
행사장에서 만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관계자도 “쿼드코어 AP는 개발 완료 단계”라며 “통신칩 조합은 무선사업부의 결정”이라며 갤럭시S3의 복수 플랫폼 개발을 시사했다.
삼성전자의 LTE 시장 주도권 유지도 청신호가 켜졌다. 제품 개발 기간 단축, 하드웨어 성능 자율성 확보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지금까지 LTE폰은 거의 퀄컴 AP와 퀄컴 통신칩을 활용했다. 통신칩 1개로 LTE와 3G를 동시 지원하는 것은 퀄컴뿐이다. AP 선택도 안정성과 업그레이드 문제 등으로 사실상 퀄컴만 할 수 있었다. 퀄컴 LTE 통신칩을 쓰고도 AP를 다른 회사로 가져간 것은 애플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조사는 LTE의 경우 하드웨어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국내 출시 LTE폰과 태블릿이 1.5GHz 듀얼코어 AP 일색인 점도 그래서다. MWC 2012에서 공개된 쿼드코어폰과 태블릿도 전부 3G였다.
AP와 통신칩을 결합한 통신모듈 판매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중저가 모바일 단말기 업체들은 대부분 개발 투자를 줄이기 위해 미디어텍과 퀄컴 등이 공급하는 통신모듈에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등만 결합해 제품을 출시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통신칩 사업이 강화되면 새로운 사업 기회도 열릴 것”이라며 “개발비 부담이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수익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TE+3G 통신칩 특허 문제는 이미 해결했다. 삼성전자는 퀄컴과 2024년까지 유효한 3G 분야 크로스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있다. LTE 특허는 이미 세계 톱 수준이다. NTT도코모 등 일본 업체 5곳과 LTE 통신칩 합작사도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