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700MHz 주파수 대역이 전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이 될 예정이어서 우리 정부가 700MHz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에 통신·방송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2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월 23일부터 4주간 일정으로 진행된 세계전파통신회의(WRC-12)가 이달 18일 마무리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방송·통신, 항공·해상, 우주·과학 등에서 활용 가능한 총 2.9GHz폭의 신규 주파수가 분배됐으며 차기 회의인 WRC-15에서 논의할 이동통신용 주파수 추가 확보 등 27개 의제가 채택됐다.
관심을 모은 700MHz 주파수 대역은 이동통신용으로 사용된다. 이번 회의에서 아프리카 및 아랍지역 국가들이 긴급 제안한 700MHz 대역의 이동통신용 분배 주장에 대해 지역별 의장단 회의의 의견을 반영해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하되 그 효력은 WRC-15 직후에 발효하는 것으로 결의했다.
아프리카 및 아랍지역 국가들은 부족한 유선망을 대체 할 수 있는 4세대 이동통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전파특성이 좋은 700MHz 대역의 사용이 시급해 이번 회의에서 이동통신용 분배를 긴급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유럽지역 국가들은 700MHz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향후 3년간 700MHz 이하 대역도 확보가능한지 등의 문제를 연구한 후 차기 회의에서 분배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지역별 의장단 회의에 아태지역 대표로 참여한 위규진 APG 부의장은 아태지역 표준을 적용한 시스템 상용화에 2년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회의에서 700MHz를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하되, 효력은 WRC-15 직후에 발효하는 중재안을 제시해 유럽과 아프리카·아랍국가간 합의를 이끌어 냈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안정적인 디지털전환 및 난시청해소, 차세대 방송에 700MHz 주파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자칫 우리만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화 물결에서 멀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방통위는 700MHz 전체를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송의 디지털전환 이후에 정책을 결정하자고 주장해 전체 108MHz 폭 중 40MHz만 용도를 확정하고 전체 용도결정은 내년 이후로 미룬 상태다.
하지만 유럽, 아프리카 국가들이 700MHz를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한 만큼, 앞으로 글로벌 표준화 차원에서 우리나라 역시 700MHz를 이동통신용으로 전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UHDTV, 3DTV 등 차세대 방송을 위한 21GHz대역 방송위성용 주파수의 700㎒폭이 확보됐다. 차세대 방송용 주파수가 확보된 만큼, 지상파 방송사들의 입장변화가 나타날지를 비롯해 방통위의 정책결정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한편, 700MHz 대역이 유럽, 아랍, 아프리카를 포함하는 제1지역에서 이동통신용으로 분배됨에 따라, 이 대역은 2015년부터 2.1GHz 대역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이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