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유럽에서 펼쳐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간 법정 공방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승기를 잡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비록 기능 특허 1건의 침해가 인정돼 오는 10월 14일부터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없다는 결정이 나긴 했지만 애플이 제기한 나머지 9건은 모두 무효 또는 비침해 판결을 얻어내 추후 소송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각)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오는 10월 14일부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와 S2, 에이스의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자사 디자인과 의장 등을 무단 침해했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단 갤럭시탭은 침해 사실이 없는 것으로 판결났다.
이번 결정에서 받아들여진 애플의 주장은 10건 가운데 1건에 불과하다. 9건은 모두 비침해 또는 무효 결정이 내려졌다. 갤럭시탭에 대한 판매 금지 가처분신청이 기각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안이 되고 있는 디자인 침해 주장이 타당성이 없다는 판결이며, 저작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결정을 한 것”이라며 “특히 갤럭시탭 10.1에 대해서는 전혀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네덜란드 법원의 결정은 현지시각 25일로 예정된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의 갤럭시탭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의 최종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독일 법원에서 삼성전자의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삼성전자는 애플에 지금까지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갤럭시탭을 팔지 못해 봤던 손해를 모두 배상하라는 소송을 낼 가능성이 있다. 수세로 시작됐던 소송전이 공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이번 판결로 애플의 디자인과 기능 특허가 모두 무효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다양한 통신 기술 특허로 전방위 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애플도 이번 판결에서 대부분의 주장이 무효로 인정된 만큼 향후 펼쳐질 소송 전략을 다시 짜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네덜란드 법원은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채택된 바운싱 기술이 애플이 유럽에 등록한 스크롤링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바운싱 기술은 터치 스크린 상에서 손가락 동작으로 화면을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가처분된 1건에 대해서도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며 “모든 조치를 통해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IT 전문지 웹베렐트는 이번에 침해가 인정된 특허 기술은 비교적 간단하게 다른 기술로 대체할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업데이트 등의 방법으로 비켜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